날마다 새로운 나날에
날마다 새로운 나날에
하루가 저문다.
밤이 지나면 다시 새로운 날이 올 테지.
날이면 날마다 새로운 날,
매일 매 순간이 다른 시간들이 모여
하루가 되고 이틀이 되고, 열흘, 한 달
일 년이 가는 그 톱니처럼 돌아가는 그 시간 속에
하루가 저무는 시간이다.
이 시간만큼은 더 새롭고 새로워야 하는데,
켜켜이 얹혀 진 시간의 틈바구니에서
마음이 지친 탓인지, 무겁기만 하다.
날마다 새로운 나날, 시간마다 새로운 시간,
그 시간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게 지내는 것일까?
“한 시간 60분에도 생각은 끝없이 이어지고,
하루 24시간 안에도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쉬지를 않는다.
내일은 오늘과 다르고 오늘은 어제와 달라서
차츰차츰 변화하는 것이 그치지 않는다.
범인은 현인으로 나아가고, 현인은 성인으로 나아가고자 서두나니,
순간을 놓치면 틈이 생기고, 잠깐을 쉬면 퇴보한다.
천체가 운행하는 강한 힘은 깊이 체득할 바이니,
마루 옆에는 마루가 있어 날마다 키가 자라고
마루 건너에는 물이 있어 날마다 흘러간다.
눈앞의 생각이 옛날과 같지 않음을 깨닫노니,
제 몸으로 해야 할 공부를 멈출 수 있으랴?
아침에는 읽고 낮에는 복습하며 밤에는 생각하니
옛것을 익혀 새것을 안다.
허물은 고치고 선한 일은 따르며 의로운 일을 행하니
묵은 것은 버려 새것을 좇는다.
아, 아! 지금은 말세라서 날마다. 나태함을 일삼다가
어느 새 백발노인인데도 여전히 옛 모습의 나로구나.“
이가환의 아버지인 이용휴가 지은
<일신헌명日新軒銘>이라는 글이다.
하루 한 시간도
헛되이 보내서는 안 되는데,
피곤하다는 이유로,
일을 많이 했다는 이유로
한 시간을, 하루를, 그냥 무심코 보낼 때가 있다.
이래서는 안 되는데,
이래서는 안 되는데, 하면서
놀면서 보내는 나날,
그 사이에 귀밑머리 흰 머리가 자꾸만 늘어나누나.
이를 어쩌지,
아무래도 글을 대신 써 주는
우렁각시라도 들여야 할까 싶다.
갑오년 칠월 초아흐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