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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는 불행하고 산자들은 행복한가?

산중산담 2014. 9. 19. 23:00
죽은 자는 불행하고 산자들은 행복한가?

 

 

여기에서 저기에서

사람들이 태어나고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나고 죽는 것이 고금 이래로 하나의 변치 않는 우주의 질서인데,

왜 태어남 앞에선 기뻐하고 죽음 앞에선 슬퍼하는지,

나도 모르고 그 누구도 모른다.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 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삶과 죽음이다.

오직 저 죽은 자와 나만이 알 것이네.

참으로 그대들

일찍이 태어난 적도 없고,

죽은 적도 없을 것이네.

죽은 자는 행복한가?

살아 있는 우리가 과연 행복한가?“

<열자>에 실린 이 말처럼

죽은 자는 행복하고 산자들도 행복한가?

아니면 죽은 자는 불행하고, 산자들은 행복한가?

어쩌면 정 반대일지도 모르는데,

자공이 하루는 글공부하는 것에 싫증이 나서

공자에게 말했다.

이젠 공부를 그만두고 안식할 곳을 찾아갈까 합니다.”

인생이란 안식할 곳이 없는 것이네.“

그러면 제가 안식할 곳이 없다는 말씀입니까?”

하고 묻자 공자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있기는 있네. 저 무덤을 바라보게.

흙이 얹혀 있고 그 속은 비어 있네.

그 바깥은 불쑥 나와 큰 솥 모양 같네.

거기가 바로 그대가 안식할 곳이네.“

자공이 다시 답했다.

죽음이란 진실로 훌륭한 것이군요.

군자는 태연하게 죽음을 기다려 편안히 휴식하는 것이요.

저는 죽음 앞에서 공포감을 느끼며 항복하고 마는 것이군요

공자가 다시 대답했다.

자공아!

너는 거기까지만 깨달았구나.

사람들은 다 사는 것이 즐거운 줄만 알고

사는 것이 괴로운 줄은 모르고

늙는 것이 괴로운 줄은 모르고

늙는 것이 피로한 줄만 알고

늙는 것이 편안한 줄은 모르는구나.

죽는 것을 싫어할 줄만 알고

죽는 것이 안식하는 것임은 모르는구나.“

<천서편>에 실린 글이다.

더 늦기 전에 알아야 하는데,

죽음이 삶보다 더 즐거울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공통된 숙명은

누구나 왔던 곳으로 돌아간다는 사실,

단지 조금 늦고 조금 빠를 뿐이라는 것을,

죽어가는 모든 이들에게 평안이 함께 하시기를

살아 있는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

경건하고도 아름다운 상념이 함께 하기를

 

 

갑오년 칠월 열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