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색깔이 난무하던 색길(色道) 여행에서 돌아와,
온갖 색깔이 난무하던 색길(色道) 여행에서 돌아와,
늦은 밤에 돌아와
짐을 풀고, 옷가지를 세탁기에 맡기고,
선풍기를 가장 미세한 바람으로 틀고
그냥 고목나무가 쓰러지듯 잠자리에 들었다.
죽음과도 같은 잠이라야 하는데,
습관이 오래 된 탓인지,
깨고, 깨고 하다가 일어난 시간이 아침 다섯 시 오십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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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있어서 여행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떠난다. 그 설렘만으로 여행을 설명할 수 있을까?
아니다.
여행은 내 삶의 가장 중요한 현실이상의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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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좋아도 고생길이며,
나쁘면 견딜 수 없는 불꽃의 옷이다.”
엘리엇이 말했듯이 여행이란
사서라도 해야 하는 어떤 의미로든 좋은 고생이자 체험이며,
인생의 여정에서 불꽃이 되기도 하고,
작은 촛불이라도 되는 것이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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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이미 추억이 된 지나간 날들을 헤아리니,
그 붉은 색으로 흘러서 발해만으로 접어들어 황하가
내 눈앞에서 흐르고 흘렀듯이
내 인생의 여정도 그만큼 흘러갔고,
내 의식의 강물 역시 흐르고 흘러
어딘가 세상의 구석지고 한적한 곳에
남의 눈에 뜨이지도 않은 채
쓸쓸히 앉아 세상을 관조하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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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났다가 돌아와 다시 짐을 꾸리여하는 나그네의 여정,
이렇게 떠나고 떠나다가 어느 날 돌아갈 테지,
그때, 돌아갈 그 때, 나의 뒷모습을 미리 꿈꾸는
이 아침의 비애悲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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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31일,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