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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결혼

산중산담 2014. 1. 29. 19:57

사랑과 결혼

 

예전에 읽었던 톨스토이의 <안나카리니나>를 다시 꺼내어 읽었다.

만남과 이별의 사이에 우여곡절이 있는데,

그 중에 압권은 슬픈 사랑이야기이다.

이 세상에 살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겪게 되는 사랑과 결혼,

그 이야기가 다음과 같이 실려 있다.

“내가 알고 있는 행복한 결혼은, 오직 이성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니까요.” 공사 부인의 말에 브론스키가 답했다.

“그건 그렇지만, 그 대신 이성에 의한 결혼의 행복은 먼지처럼 곧잘 날아가 버리곤 하지 않아요. 예전에는 인정하지 않았던 사랑이 출현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내가 말하는 이성에 의한 결혼이란, 서로 방종한 생활을 거친 다음의 결혼을 말하는 거예요. 그것은 홍역이나 마찬가지로, 누구나 한번은 치러야 하니까요.”

“그렇다면 사랑도, 천연두와 마찬가지로 인공적으로 접종해야겠군요.”

“난 젊었을 때 행자行者를 사랑한 적이 있었어요. ”마흐카야 공작부인이 말했다. “그러나 그것이 나에게 도움이 되었는지 어떤지는 모루겠어요.”

“아니에요, 농담이 아니라, 나는 사랑이라는 것을 알려면, 한 번 잘못을 저지르고, 그리고 고쳐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공작 부인 베트시가 말했다.

“후회하고 고치는 데 늦다는 법은 없지요.” 외교관이 영국 속담을 인용했다.

“바로 그거에요”

베트시가 맞장구쳤다.

“한번 잘못을 저지르고 난 다음 고치는 거예요.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하고 그녀는 안나를 돌아보았다. 안나는 입술에 보일까말까 하는 미소를 띠고 이 대화를 듣고 있었던 것이다.

“ 내 생각으로는,”

안나는 벗은 장갑을 만지작거리면서 말했다.

“내 생각으로는 .....가령 사람의 머리가 다른 만큼 생각도 다르다고 한다면, 사람의 마음이 다른 만큼 사랑의 종류도 다르지 않을까요.”

한 번이 아니라 몇 번을 고쳐도 괜찮은 경우도 있지만 한 번의 실수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기도 하는 것이 사랑이다.

하지만 나는 안나의 의견에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런데 안나는 전체를 건 브론스키와의 사랑 끝에 자살을 택하고 말았으니,

사랑은 지역이나 시대를 막론하고 예나 지금이나 아름다운 것이면서도,

어려운 것이다.

 

“누구에게나 마음속에는 영국 사람들이 말하는 ‘비밀’이 있어요.”

“당신은 어떤 ‘비밀’이 있어요? 당신의 마음은 밝으신데.”

“그런데 있어요. 불쑥 안나는 말했다.”

“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가 엇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가끔 나름대로의 불행을 안고 있다.”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의 도입부분

“가령 내가 지상의 욕망을 이겼다면, 하늘처럼 고상하다고 하겠지.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나는 아름다운 기쁨을 맛보리라.“

 

안나가 브론스키에 대해 회상했을 때 어떤 내부의 소리가 “따스해, 매우 따스해, 타는 듯이 뜨거워.” 하고 말하는 것 같았다.

 

지금도 소설 속의 이야기가 눈에 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