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가는 것이 눈 깜빡하는 시간과 같이
짧고도 짧은 것을 나이 들수록 깨닫는다.
조금만 마음을 내려놓으면 금세 흐르는 강물처럼
흘러가고 또 흘러가는 시간 속에 하루가 저물고
다시 또 하루 앞에 앉아서 잊고 살았던 나를 돌아다본다.
“내가 오늘 언어로써 그대들을 속이고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나는 그대들에게 말해야 하고
따라서 그대들을 혼란케 하지 않을 수 없는 불가피한 입장이다.”
운문문언雲門文偃의 <운문광록雲門廣錄>에 실린 글이다.
운문이 말한 混亂(뒤 섞여서 어지러움)과
혼돈混沌(사물의 구별이 판연判然하지 않고 모호한 상태)의 시절을 지나야
참다운 나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니체는 다음과 같이 말했을 것이다.
"혼돈이 마음속에 있어야
춤추는 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리스인 조르바> 작가인 니코스 카잔차키스도
그 혼돈을 다음과 같이 설파하고 있다.
“나의 주변에서 비롯하는 모든 것은 인생의 강江입니다.
만물은 열광적으로 춤추고,
사물의 모습은 물처럼 지나가고 혼돈이 발생합니다.”
판가름 할 수 없는 혼란과 혼돈 속에서
참다운 내가 보이고, 세상이 보이는 시간,
그때 문득 오매불망 기다리는 한 소식이 오는 것은 아닐까?
“가만히 행동하고 은밀히 작용하여
어리석고 둔한 듯하라.
그렇게 계속할 수만 있다면
주인 중의 주인이라 할 수 있다.“
동안 양개.洞山良价의 글이다.
그는 다시 덧붙인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은 오묘하여
미망迷妄과 깨달음에 속지 않는다.“
살아갈수록 ‘모든 것은 마음속에 있다‘ 는 것을
잘 알면서도
흔들리고 또 흔들리는 것이 마음이다.
갑오년 칠월 열엿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