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자료 모음

신록의 계절 오월에 봄꽃이 아름답게 물들인 변산 마실길을 걷는다.

산중산담 2016. 7. 18. 14:48

 

신록의 계절 오월에 봄꽃이 아름답게 물들인 변산 마실길을 걷는다.

 

 

신록의 계절 오월에 가장 아름다운 길을 손꼽으라면 나는 변산 마실길을 꼽습니다. 찔레꽃과 아카시아꽃, 오동나무 꽃과 밤꽃, 그리고 수많은 야생화가 저마다의 아름다움으로 산과 바다, 그리고 마실길을 수놓은 길을 걷다가 보면 신선이 되는 길, 그 길이 바로 변산 마실길입니다.

서해 바닷가에 인접해 있으면서도 숲이 무성해 파도소리를 벗 삼아 머리빗질을 하며 걸을 수 있는 변산 마실길을 신록의 계절 오월의 셋째 주 일요일인 21일에 걷습니다.

 

그 형상이 조개 형상이라고 해서 붙여진 합구마을을 지나 초소 길을 따라 가다가 바닷길에 접어들고 고개를 넘어서자 패총이 있는 대항리(大項里에 이른다.

본래 부안군 우산내면의 지역으로서 부안읍과 격포진으로 가는 큰 길목이 되었다 하여 한목 또는 대항이라 하였다.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합구미, 목적동, 서두리, 자미동을 병합하여 대항리라 하여 변산면에 편입되었는데, 이곳에 군산대학교 실습장이 있다.

대항리 패총은 변산 해수욕장에서 북쪽으로 약 1떨어진 합구미 마을 동쪽 산 밑 밭에 있다. 바닷가에 접한 밭이 파도에 깎여 낭떠러지를 이루자 지층이 드러나 1947년 발견되었다. 규모는 남북 약 14m, 동서 약 10m이며, 130깊이의 암반에 이르기까지 연속적으로 층위가 쌓여있다. 이 패총의 조개껍질층에서 빗살무늬토기 조각과 돌로 만든 석기(石器)가 나와 신석기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을 간접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대항리패총은 고고학적 자료로서 활용 가치가 있어 기념물로 지정하여 보전하고 있다.

대항리에서 변산 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은 초소길보다 바닷길이 더 운치가 있다.

기묘한 형태의 바위와 간간히 드러나는 모래밭으로 이루어진 바닷가 길을 따라가자 보이는 변산 해수욕장 로 이루어진 변산해수욕장(邊山海水浴場) 은 자미동 서쪽에 있는 해수욕장이다. 바닷가가 얕고 수온(水溫)이 알맞으며, 간만의 차가 심하지 않아 위험하지 않고, 가늘고 흰 모래밭으로 되어 있다. 가까운 곳에 해지는 모습이 아름다운 월명암(月明庵)과 낙조대(落照臺)들의 명승지가 있고, 해안을 끼고 괴암괴석이 병풍처럼 드리워 있어 좋은 경치를 이루고 있으나 국립공원에 묶여서 1960년대 모습으로 남아 있는 나라 안에 유일한 해수욕장이다.

변산해수욕장을 따라가면 만나는 포구가 송포항이고, 그곳에서 운산리로 가는 바닷가 산길은 아름답기 이를데 없다.

변산면 운산리는 변산 밑에 있기 때문에 구름이 늘 끼어 있으므로 구루미 또는 운산리라고 불렀고 사망암(士望岩)은 운산 서북쪽에 있는 마을이다.

해수욕장과 산길이 이어지다가 마을을 지나는 유일한 곳인 운산 마을은 한적하면서도 운치가 있다. 일찍 핀 붉은 접시꽃 흰 접시꽃이 길가는 나그네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마을길을 지나 산 능선 길에 오래 된 소나무가 가지를 늘어뜨린 서 있다.

한편 운산마을 부근의 노리터(모장동牟獐洞)마을은 운산 북서쪽에 있는 마을로 명절날이면 고깔 쓰고 놀던 곳으로 유명하다 한다.

운산 마을에서 고사포 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길은 아직 정비가 되지 않아 고개를 숙인 채 지나가야 하는데, 웬걸, 바닷가 솟아오른 바위섬에 무덤 한기가 보이지 않는가, 저곳에 무덤을 쓴 사람은 누구이고 잠든 사람은 또 누구란 말인가? 생각하며 초소를 지나 잔등을 넘어서자 보이는 작은 해수욕장에 핀 해당화 꽃이 상기도 붉다.

해수욕장 끝 부분에서 길은 제법 넓은 산길로 이어지고 도반들의 함성이 저절로 나온다. "이렇게 예쁜 산길이 우리 몰래 숨어 있었다니,“ 움푹 패인 초소 길을 따라가는데 푸른 소나무와 흰 모래사장이 펼쳐진 고사포 해수욕장이 망초꽃 너머로 보인다.

 

소나무숲이 울창한 고사포(古沙浦)마을은 모장동 북서쪽에 있는 마을이고 어옹산망등(漁翁散網-)은 고사포 북쪽에 있는 등성이로 어옹산망혈이 있다고 한다.

삼발리(三發里) 는 마포 서쪽에 있는 마을로 옛날 이곳에 세 사람이 살다가 각각 헤어졌다는 이야기가 남아 있는데 멀리 보이는 하섬은 삼발리 북서쪽에 있는 섬으로 지형이 새우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원불교의 수도원이 있다. 예로부터 민어, 조기, 도미, 대화, 삼치, 조개 등이 많이 잡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썰물 때는 모세의 기적처럼 물길이 열리는 곳이기도 한다.

(...)

채석강과 달리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드문한 적벽강(赤壁江)은 대막골 북쪽에 있는 명승지로 해안을 따라 500m의 붉은 빛 절벽이 휘돌아 있다. 돌벽 사이로 짙푸른 바닷물이 출렁이고, 있다. 적벽강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중국 송나라 때의 시인 소동파(蘇東坡)가 놀던 적벽강(赤壁江)의 이름을 따서 적벽강이라 한다.

물이 가장 많이 빠진 때라서 그런지 바닷물은 저 멀리 있고, 저마다 여러 생각에 젖은 채 걷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마냥 가볍다. 기묘하게 생긴 적벽강 일대를 바라보며 올라서자 수성당에 이른다.

수성당(水聖堂)은 대막골 서남쪽, 적병강 해안에 있는 신당으로 당집 밑에는 두 벼랑의 곧은 바위가 둥근 통모양의 굴처럼 절경을 이루고 있는데 이곳에 개양할미의 전설 한 편이 남아 있다.

개양 할미는 칠산 바다를 맡아 보는 바다신이다. 아득한 옛날 적벽강 대막골(죽막동) 여울골에서 개양 할미가 나와 바다를 열고 풍랑의 깊이를 조정하여 어부들의 생명을 보호하고 물고기가 많이 잡히도록 살펴 주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이 개양 할미를 물의 성인으로 높여 수성 할미라 부르며 여울골 위 칠산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절벽에 구랑사를 짓고 모셔 오다, 지금은 수성당으로 고쳐 부르고 있다.

이 개양 할미는 키가 어찌나 컸던지 나막신을 신고 바다를 걸어 다녀도 버선조차 젖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곰소의 게란여에 이르러 발이 빠져 치마까지 젖자, 화가 난 개양 할미가 치마로 돌을 담아다 게란여를 메웠다고 한다.

지금도 깊은 물을 보면 곰소 둠병 속같이 깊다.”는 속담이 전해 오고 있는데, 개양 할미는 딸 여덟을 낳아 위도와 영광, 고창, 띠목 등 칠산 바다 곳곳에 두고, 막내딸을 데리고 구랑사에 머물러 서해 바다를 다스리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수성당 할머니라고 부르며, 음력 정월 보름이면 죽막 등을 중심으로 한 주변 마을 어민들이 안전과 물고기 풍년을 비는 수성당제를 지낸다.

 

계절의 여왕이라고 알려진 아름다운 계절 봄날 오월에 변산 마실길이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