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일반산 산행기

백운산 - 눈길도 축하해준 새 해 첫 산행

산중산담 2012. 2. 17. 10:10

일시 : 2004.01.09

인원 : 22명

산행지 : 白雲山 (전남 광양시 다압면·옥룡면·진상면

산행시간 : (후미기준)

       10:20 먹방마을             11:34 백운사             12:30 억불봉갈림길

       13:30 백운산 정상         14:30 매봉                16:50 동동마을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나와 호남벌을 힘차게 뻗어내려 호남정맥을 완성하고 섬진강 550리 물길을 완성시키는 백운산(1317).

강동편에 지리산을 두고 호남정맥의 모든 산들이 섬진강을 만들어 내지만 마지막 150리 물길을 이루어서 광양만까지 인도하는 역활을 하는 백운산,

특히 호남정맥 산행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꼭 한번 오고 싶던 백운산. 새해 첫 산행을 가족적인 분위기로 힘차게 출발했다.

 

초입부터 상백운암계곡과 함께하니 여름과 같은 시원한 물소리는 들을 수 없지만, 간간이 보이는 작은 폭포와 겨울 산의 벌거벗은 나무들과 아름다운 산악회원들의 끊임없이 이어지는 재갈거림이 어울려 백운산의 아침은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아름다운 계곡 바위 밑에 촛불이 위험스럽게 보이지만.

한참을 오르니 백운사로 이어지는 시맨트 포장길이 나오고 백운사에 도착하니 11:34분이다. 백운사 화장실의 아래부분에 두개의 구멍을 크게 한 것이 이채롭다. 백운사는 해발 900고지에 위치한 신라말기에 창건된 사찰로 1948년 여순 반란 사건 시 불에 타 없어졌던 것을 1963년에 복구한 사찰이라고 한다.

 

다시 오르기 시작하니 멀어질라 떨어질라 한 무리를 이루어 앞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오르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다. 약간 내린 눈이 겨울임을 알려주고 생각보다 따뜻함에 겉옷을 벗어 던지기도 하면서 백운암 팀과 능선팀으로 나뉘어 산행은 시작되고,

능선팀이 진틀 갈림길에 도착하면서(12:13) 능선산행은 시작되고, 백운암에서 올라오는 올라오는 갈림길에서 잠시 쉬어본다.(12:18)

전망좋은 바위에 오르니 지금까지 올라온 계곡이 한눈에 들어온다.  

약간 오르막 길을 힘들게 오르니 헬기장이보인다. 억불봉 갈림길이다(12:30). 멀리 억불봉이 끝자락에 매달려 있는 모습이 좋아 당장이라도 달려가 보고 싶다.

멀리 남해 바다도 보인다. 물론 백운산의 정상에서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도 보이고, 우리가 가야 할 매봉도 우측으로 보인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역시 단체 산행에서 빼 놓을 수 없는식사 시간이다. 산에서 맛보는 라면 끊이는 냄새는 정말 압권이다. 그러나 도시락을 준비하지 않은 분들이 많은 것이 걱정이 되지만.

때로는 매섭게 몰아치는 바람속에서도 용감하게 식사를 마치고 정상을 향해 출발하니 1000고지라서 그런지 내린 눈이 쌓여 있어 산행에 더욱 힘을 싫어주고, 첫 눈 산행이다 보니 모두가 즐겁게 오르다 보니 정상이다.(13:32) 

 

정상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광양 제철소에서 쉴 사이 없이 뿜어져 나오는 연기를 보면서 언덕을 넘어 매봉을 향해 출발한다.

매봉으로 향하는데 이대로 편하게 보낼 수 없다면서 발목까지 빠지는 눈길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갑자기 맞이 하는 눈길에 아이잰 챙기기에 바쁘고, 넘어지고 넘어지면서도 너무 좋아하는 모습들에서 산행의 즐거음을 만끽하고 있다.

대화 갈림길을 막 지나니 매봉이 나온다(867.4). 시간을 보니 14:30분이다.

첫눈에 지리산 천왕봉이 백설을 이고 있는 웅장한 모습이 들어오고, 계속 이어지는 능선과 반야봉과 노고단도, 삼신봉으로 이어지는 남부능선의 끝없는 모습도 보인다. 억불봉은 여전히 우리의 산행을 지켜보고 있고, 백운산의 봉우리 들의 모습이 山자를 그리고 있다.

 

매봉을 출발하여 리본이 많이 붙어 있는 곳으로 직진하다 길을 잘못 들었다는 대장님의 판단에 다시 매봉으로 돌아오니 14:50이다.

직진길을 버리고 리본하나 붙어 있지 않는 왼쪽 봉을 향하기로 결정되고, 여기서부터 길 없는 샌행이 시작되고, 가장 높은 봉(489.7)에 도착하니 16:10분이다.

여기서 왼쪽(평촌)으로 내려갈지 오른쪽으로 내겨갈지 결정해야 하는데 이미 오른쪽으로 선두는 진행하고 있었다. 길없는 길을 만들어 가시는 대장님의 탁월한 산 감각에 놀랍기까지 하다.

더구나 공사관계로 잠 한숨 못자고 바로 우리 산악회를 위해 밥 챙길 겨를도 없이 달려온 그의 모습에서 같을 한 배를 탄 것에 감사한다. 다리에 쥐가 날 정도로 최악의 상태에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한 대장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우여곡절 끝에 마을에 도착하니 금천리 동동마을이다(16:50). 원래 목적지인 고사리로 진행하지는 못했지만 아무런 사고 없이 산행을 마감하는 순간이다.

이제 이연자 총무님께서 어렵게 준비하신 떡 만두국을 곁들여 막걸리 한 사발로 즐거운 마무리를 해야 하는데 석유버너가 속을 썩인다. 힘들게 대장님께서 불을 붙였는데 이제는 석유가 바닥이 나버렸다.

뼈 속까지 스며드는 산골의 차디찬 밤바람까지 준비를 어렵게 한다.

그러나 이대로 물러날 수 는 없는 법. 마침 동네에서 민박하는 마음씨 좋은 분을 만나, 석유 값이 올라 장작 보일러로 생활한다는 방에 들어가니 그야말로 이런 천국이 어디에 있으리.

산행에서의 불만이나 어려움도 막걸리 한 사발과 이연자님의 따뜻한 떡 만두국과 장작보일러에서 나오는 따뜻한 아랫묵의 정겨움까지 한데 어울려 흘러내리는 순간이었다.

처음 시작한 총무로써 준비가 너무 부족했지만 앞으로 우리 아름다운 산학회가 발전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이연자 총무님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