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일반산 산행기

지리산 천왕봉 -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최고봉에 오르다

산중산담 2012. 2. 17. 12:01

일시 : 20005.02.13

인원 : 45명

산행지 : 지리산 천왕봉

산행시간 (후미기준) : 등정 4시간50분,  하산 3시간

      09:30 백무동 주차장      10:23 하동바위         11:50 참샘              11:25 소지봉              12:20 망바위

      13:30 장터목산장          13:50 재석봉(1806)    14:05 통천문           14:20 천왕봉(1915.4)  14:45 천왕샘

      15:00 개선문                 15:40 로타리 산장     16:05 망바위           16:40 칼바위              17:30 중산리 주차장

산행거리 : 등정 7.5km    하산 : 5.4km

 

오랫만에 빈자리가 없는 훈훈함으로 백무동에 도착하니 09:30분이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가 산행의 즐거움을 더욱 가볍게 해주리라는 기대감으로 힘차게 출발한다. 지리산의 계곡은 언제 와 봐도 웅장하다.

 

백무동계곡의 물소리가 나는가 싶은데 바로 하동바위코스로 산행은 시작되고 이정표도 새롭게 변해있어 전보다 길을 찾기가 수월하다. 작은 계곡의 다리를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하다, 생각보다 따뜻해진 날씨에 잠시 휴식 겸 옷들을 가볍게 하고 오르다 보니, 서서히 눈길이 이어지다 없어지다 하더니 본격적을 눈길이 가로막고 아이젠도 착용할 겸 모두 휴식이다(10:05)       눈길은 서서히 눈 밟히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많아지고 헐 벗은 나뭇가지 밑 대지에도 눈이 쌓여 있다. 바위가 하동을 바라보고 있다 하여 이름이 붙여진 하동 바위 지나는데(10:23) 휴식도 없이 선두는 계속 오르고 있다.

 

선두의 후미가 보일 듯 말 듯 하며 오르니 참샘이다(10:50). 나그네에게 있어 우물가에서 마시는 물 맛이야말로 우리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 주 듯 시원한 물 한 모금에 목을 적셔본다.  

한여름에는 이곳 부터 오르는 길이 경사가 있는 만큼 숨이 찰 정도로 힘이 드는데 눈이 덮여 있어 한결 수월하다.

1153봉과 창암산으로 이어지는 창암능선에 도착하니(11:15) 서서히 선두와 거리가 멀어지기 시작한다. 오르며 잠시 뒤를 돌아보는데 삼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하얀 점 들을 물들이고 뚜렷이 보이는데 너무 아름답다. 실상사에서 도솔암까지 이어지는 암자 순례 코스가 한눈에 들어오고 마천 마을 도 정겹다.

 

소지봉을(11:25) 지나 계속 오르는데 제석봉이 보이다 말다 하는 사이 선두는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고 보니 망바위 직전의 공터이다(12:15).

민생고를 선두 팀과 함께 해결하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망바위를 지나(12:20) 이제 뚜렷이 보이는 제석봉을 벗 삼아 양지바른 곳에서 금강산도 식후경을 한다.(12:30)  장터목 산장에서 라면 끓이는 냄새가 이곳까지 전달 되는 것 같다.

이제 왼쪽으로 보이는 촛대봉과 초암능선, 오른쪽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주 능선을 바라보며 장터목에 도착하니(13:30) 선두는 제석봉에 도착했다는 답신이 온다.

 

장터목에서 선두2인과 후미 2인은 중산리 계곡 코스로 바로 하산하고, 다시 선두를 따라 제석봉에오르니(13:50) 그나마 있던 고사목도 서서히 사라져가는 아픈 현실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바람도 그다지 불지 않고 날씨도 쾌청하니 산행에 즐거움이 배가 되고 눈마져 녹아 있어 진행에 어려움이 없다.

통천문을 지나(14:10) 바위에 올라 서니 가까이 천왕봉 보다 일출이 더 아름답다는 연하봉 능선이 세겹으로 포개진 모습으로 물결을 이룬다. 바로 앞에 보이는 나무의 가지도 또한 능선을 연상시켜 또 다른 오묘함으로 다가온다.

깍아지른 듯한 모습으로 앞을 가로막고 있는 정상을 행해 오르니 천왕봉(1945)이다(14:20).

지척에 지리산 제2봉인 중봉(1875)과 하봉이 보이고 저 먼 곳에서는 제4봉인 반야봉(1732)이 지리산 주 능선을 지켜보며 서 있다. 기념사진을 남기고 법계사 코스로 중산리를 향해 하산을 시작한다.

 

처음부터 깍아지른 듯한 코스를 내려가야 하나, 엉거주춤한 자세로 내려가는 모습이 안타깝기 까지 하다.

얼어버리고 눈에 덮여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천왕샘을 지나(14:45)  잘 정돈된 다리를 지나며 눈길도 서서히 사라지고 아이젠을 찬 모습이 오히려 어색하게 느끼는 사이 개선문에 도착한다.(15:00)

써리봉을 이어지는 봉우리들의 모습이 자연 압권이다  눈이 녹기 시작하여 질퍽해진 길을 따라 내려오니 전망이 좋은 산불감시 초소가 있는 바위에 일부가 쉬고 있다. 이곳은 남쪽이라 그런지 봄기운이 완연하다. 법계사가 지척이다.

잠시 지도를 꺼내 구곡봉으로 이어지며 저녁 노을에 황금색으로 보여 이름이 붙여졌다는 황금능선을 확인하고, 왕등재로 이어지는 동부능선을 확인하려 하니 쉽지가 않다.

오른쪽 저 멀리에는 1270봉과 삼신봉이 남부능선을 이루며 세석평전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다시 바위능선을 지나 법계사에 도착하니 로타리 산장이다.(15:40)

 

이제 눈길도 없고 대지에도 눈은 이미 다 없어져 낙엽만이 봄을 맞이하고 있었다. 부산팀과 어울려 앞 서거니 뒤 서거니 내려 오니 망바위다.(16:05) 

오늘 회원들의 발걸음이 생각보다 빨라 진행이 수월하여 막힘이 없다. 망바위에서조금 내려오니 빨강 페인트를 한 주차장이 몇 대의 자동차를 지탱하고 자리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 오는 것을 보니 벌써 마음은 뒤풀이 자리에 가 있다.

계속 내려오니 중산리 계곡과 만나는 삼거리를 지나 계곡과 함께하니 칼바위다.(16:40) 

칼바위 아지트에서, 계곡으로 하산 한 후미 팀과 만나 가볍게 목마름(?)을 해결하고,  제법 커진 계곡의 물소리를 벗 삼으니 정거장이 나타나지만 대형버스는 올라 오지 못하는 관계로 도로를 따라 계속 진행하니 배신 당한 기분마저 들어 힘들기 만하다.

다시 산길을 지나니 눈에 익은 버스가 보이니 반갑기 만 하다. 17:30분 산행을 마감하는 순간이다.

이연자 총무님께서 정성들여 마련항 오징어 찌게로 하루의 피곤함을 뒤로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