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백두대간 산행기

33차대간 : 삽당령에서 생계령까지 - 얼레지꽃과 생강나무, 서로 다른 자연을 만나다

산중산담 2012. 4. 15. 22:31

 

3450온누리 산악회  백두대간 3기 33차 삽당령에서 생계령까지(남진)

 

언제 : 임진년 사월 열닷세

누구랑 : 대간3기 산우님들

어딜 :   삽당령에서 생계령까지 (남진)

 

 

3주전 이미 서울에는 봄기운이 사람들의 마음에 기지개를 펼 수 있도록 생동감이 넘칠 때,

강원도의 힘은 여전히 우리 대간 식구들의 발목을 잡고 있었는데...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솟 뚜껑 보고 놀란다고,

지금도 여전히 강원도의 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아님 3주나 지났는데 설마???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고.... 설왕설래...

하기야 가봐야 알지.... 그렇게 사당을 우리는 출발한다.

 

 

 

 

 

삽당령에 도착하니 눈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설마?...  

조금만 올라 가면 아마 다시 눈길 산행이 기다리고 있겠지?

그래고 강원도인데....

 

사진 강철님 

삽당령(揷唐嶺) 35번 국도 강릉시 왕산면 묵계리와 송현리 사이에 있는 고개

동해의 남대천과 남한강으로 흐르는 송현천의 발원지 역활을 하기도 한다.

옛날 정선군 임계 사람들이 강릉에서 장을 봐가지고 오다가 짚고 오던 지팡이를 길에 꽂아 놓고 갔다 하여 '꽂을 삽(揷)' 자를 써 삽당령이 되었다고,

생계령과 함께 정감이 가는 이름이다 

 증보문헌비고』에는 삽당령(揷當嶺)이라 썼는데 현재에 쓰고 있는 삽당령(揷唐嶺)이란 한자는 언제부터 쓴지 확실하지 않다

 

오늘은 저번 구간에서 이어가지 못한 구간 산행이라 시간이 널널...

김희석님의 접시돌리기로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출발......

 

사당에서 걱정했던 눈은 없어 일단 한숨을 돌리고,

때로는 눈이 없어 쪼금 서운한 생각도 들고....

그래도 마지막 눈길 산행을 기대했는데..  

 

사진 : 강철님

 

 

아이잰은 착용 안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발에서는 아이젠의 무게가 느껴짐을 알고서,

겨우내 지긋 지긋하게 대했던 눈에 대한 환생일까? 

그렇게 오르다 보니 그만 그만한 크기로 자란 나무 사이로

아직은 달의 생명을 알리는 그믐달이 계속 아스라이 걸쳐, 새벽의 기운을 북 돋우고,

겨우내 싾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참히 짓 밟힌 잔해들인 나무가지들이 발길을 더디게 하고, 

허리까지 빠지는 눈길 산행에서는 상상도 못했던 참혹함이 눈아래 진행되고 있었을 것 을 생각하니

다시 한번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게 한다.

 

왕산 38호지 표지판도 만나고       사진 펌

 

 

이 곳이 왕산면인데, 우리가 대간 대관령 능경봉에서 보았던 제왕산 에서 왕산리가 되었다고 하는데,

고려말 신군부 쿠테타로 정권을 잡은 이성계가 꼭두각시로 앉혔던 우왕을 유배를 보낸 곳이

대관령 아래 아랫마을인 전설은 안고 있는 지역이다.

 

 

그렇게 오르니, 나무 탁자와 연결된 의자가 여러개 놓여있는 두리봉이다,

斗里峰은 옥계면 북동리,  왕산면 묵계리 정선군 임계면 직원리 사이의 산으로,

두루뭉술해서 두리봉이라 불리게 되었다.

 

두리봉                     사진 물아래님

 

 

우리나라에 많은 두리봉이 있는데, 큰 산에 빌 붙어서 두리뭉실하게 살아가고,

시루봉보다는 펑퍼짐하고 더 후덕한 모습을 하고 있어 그렇게 부르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우리산우님들이 알고 있는 두리봉을 잘 보세요, 두리봉은 거의 후덕하게 생겼습니다 ???

또 풍수지리학에서 보면 곡식을 담는 용기 중에 말(斗)이 있는데

이런 종류의 명당은 양택으로 되는 경우가 많은데,

말(斗)명당을 斗리봉이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마침 두리봉에 올라 서니 여명이 곧 희망이라는 아침햇살을 드러낼 준비하고 있어 잠시 기다려본다.

 

사진 강첢님 

 

우리 대간 산우님들이 오랫만에 맞이 하는 일출 담기에 여념이 없고,

정상에 나타나기 시작한 엘레지 꽃을 카메라에 담으려 감사의 절을 땅에 대고 몇번이고 하고 있다.

 

날이 밝으니 이젠 식후경을 해야지,

조금 내려오다 양지바른 곳에 터를 잡고..

 

이제 석병산의 위용을 바라보며 두리봉까지의 북진을 멈추고 다시 남진하기 시작하고..

핼기장까지, 여름이면 지나가기 힘들었을 산죽지대를 지나는데,

여기서 다시 겨우내 벌어졌던 눈의 만행을 확인하게 된다. 

사람 눈 높이 만큼 자란 산죽지대를 통과 하는게 결코 쉽지 않지만,

그래도 처참하게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보니 그래도 살아 있는 산죽의 모습이 그리워진다.

빨리 일어나 다시 이 강산 푸르게 하라

 

이제 엘레지가 제대로 꽃을 피워 이곳이 엘레지 집단 서식지임을 알려주고,

 

사진 강철님 

 

얼레지꽃은 잎에 얼룩이 많은 탓에 얼레리 꼴레리 놀림을 당하다 붙여 졌다는 설도 있고,

꽃을 사진한번 찍으려면, 꽃이 땅을 보고 있어 감사의 절을 몇번이고 해야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꽃이다.

 

석회암 지대임을 증명이라고 해 주듯 발길마다 시멘트와 같은 돌들이 눈길을 끈다.

석병산 직전 움푹패인 카르스트 지형의 대표적인 돌리네 지형도 볼 수 있었다.

광산이 아래 있어 그럴 수도 있지만, 석회암층의 탄산칼슘층의 용해되어 침식이 나타나는 형상으로 생긴 지형으로

크기에 따라 밭농사도 가능하다고 한다.

비록 시계는 좋지 않지만 앞을 가로막고 있는 석병산의 모습이 아름다워 그리 어렵지 않게 정상을 맞이 한다.

 

사진 한돌님 

석병산(石屛山, 1055m)은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과 정선군 임계면 경계에 위치해다.

깎아지른 듯 솟아 있는 기암괴석의 석회암벽 바위들이 마치 산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어 석병(石屛)이라 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주수천(珠樹川)의 지류와 임계천의 지류가 발원한다.

 

석병산도 겉으로 봐서는 석회암벽이 드러난 정상 일대와 석회암반으로 이루어진

동해 쪽 골짜기들만이 석회암의 성질을 가진 듯해 보이지만, 석병산 전체가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지역이다.

언제 이 아름다운 석병산도 자병산처럼 되지 말라는 법이 있으랴?

생각만 해도 끔직하다.

 

석병상 정상의 암벽   펌

 

 

특히 석회암 지대의 특성을 갖춘 지역에서만 자라는 풀로 "백리향"이라는 식물이 석병산 정상에 서식한단다. 

 

정상의 백리향 - 6월 촬영     http://blog.daum.net/soioky/15854742

 

정상 바로 밑에 있는 일월문에서 사진도 찢고,

 

원효님        사진 한돌님  

 

상황지미 방향이 마루금인 걸로 착각도 하고,   사진 : http://blog.daum.net/js61113/15675331

 

저번 구간에 못오신 산우님 중에 선발대로 백복령까지 가도록 보냈는데, 여기에서 상황지미골로 빠져버렸다는데..

"凰池尾"이란 봉황이 날아오는 정자에 못이 있어서 생겨난 이름이 말해주듯, 아름다운 계곡의 풍경을 제대로 담아 오셨을 듯 ^^^^^^

같은 알바도 이렇게 아름다운 절경을 즐기면서 하는 알바는 그래도 행복하지 않은가요? 이왕이면 다홍치마인데..

 

상황지미 방향으로 바로 움푹파인 곳이 보이는데 이 곳도 카르스트 지형의 일종이다.  사진 : http://blog.daum.net/js61113/15675331

 

 

다시 올라와 헬기장으로 진행은 시작되고    사진 강철님

 

 

잠시 진행하니 핼기장이 나타나고, 동쪽으로 강릉시 산계리 일대가 잘 조망된다.

석병산과 자병산,두 산을 기점으로 맑은 물이 흘러 들어 으는 지형적 특성 때문에 썅계리(雙溪里)로 불리웠었다고 한다.

 

산전체가 석회암으로 이루어 졌다지만 능선길만은 흙길로 이루어져 있어 걷기 편한 길은 계속 이어지고

눈에 보이는 대로 즐기면서 걷다보니 어느새 지도상의 기병이재이다.

 

고병이재(기병이재)        사진 : 강철님

고병이가 강원도 방언으로 무릅을 나타내므로,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인 듯하나,

현재는 동쪾으로 희미하게 길은 있는데, 사람이 넘나 드는 재로써 역활은 없어진 듯하다.  

동쪽 자락의 성황뎅이에는 호랑이에게 물려 화를 당한 사람들의 무덤인 호식총(虎食塚)이 있다.

 

계속 능선은 이어지고 복수초 알림판을 지나고 - 福과 壽命을 준다는 의미인가?

 

사진 : http://blog.daum.net/soonguk/4992891

 

그래도 이곳이 3주전에 겨울이었음을 알리는 증좌로 잔설이 질퍽거리는 구간을 지나니 

 

오랫만에 보여준 광민님                                   사진 : 강철님

 

 

백두대간 설명판이 있는 900봉이다. 이제 3주전 탈출했던 금방동 도로가 보이고,

한계령에서 처음발견되어 한계령풀이라고 한다는 한계령풀 표지판도 보이고,

한계령풀은 해마다 4월이면 백두대간 산마루에 꽃이 핀다.

 

사진 강철님 

 

 

한계령 풀  사진 강철님

 

 

짧은 구간과 오랫만에 맛보는 흙의 감촉을 즐기는 사이 931봉을 지나 탈춥봉인 922봉에 도착 잠시 휴식을 취해본다.

남쪽으로 계속 이어지는 민둥산 갈림길을 버리고 좌 측으로 비탈길을 힘들게 내려 오는데

3주전 힘들게 올랐던 추억을 떠올리면 각자 한마디씩 노래한다.

이렇게 아무리 힘들어도 같이 공유할 수 있다는 추억이 있다는게 얼마나 즐거운 일이던가,

다시한번 대간 식구들이 고맙다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생강나무가 이 곳에서 부터는 노란꽃으로,

황량한 벌판에 한폭의 아름다움을 선사하는데..

삽당령에서 고병이재까지의 대간길에는 눈이 녹아 없었지만,  

동사면에는 아직도 이물을 뒤집어 쓴채 마지막 겨울의 추억을 얘기하고 있어,

 

사진 : 강철님

 

이제야 엘레지가 싹을 티우고, 복사초가 수즙은 미소를 띄워 주었지만

이곳은 아예 눈구경은 이제 옛말이 되고 만 덕분에,

더불어 생강나무가 마음껏 자신을 자랑하고 있는 것이리라.

이렇게 짧은 구간에서도 서로 다른 자연의 현상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우리 대간 식구들만이 느낄 수 있는 행복일 것이다.

 

저번 구간에 보았던 묵호항을 조망 할 수 없는 시계가 아쉬웠지만,

눈이 모두 녹아 없어진 석병산을 비롯한 좌측으로 보이는 암릉들의 석회암 지대를 제대로 조망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또한 행운이리니, 감사하고 또 감사한다.

 

이제 우리는 함몰지가 선명하게 나타나 있는 안부를 지나고 있었다.

저번 구간에서는 눈이 많이 쌓여 있어, 이른바 "임계카르스트 지형"을 확인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한번 더 오는 바람에 확연히 확인 할 수가 있었다.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829봉을 지나 생계령을 향해 내려오는데,

이렇게 멀지 않았는데 오늘은 왜 이렇게 긴 것이냐고 모두들 투덜대고,...

오손도손 내려오니 생계령이다.

 

사진 한돌님

 

 

生溪嶺은 강릉 산계리 사람들이 정선 임계장을 보기 위해 넘나들었던 고개로

산계령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고 한다.

특히 먹을 것이 부족하던 시절 사람들은 생계를 위해 이 고개에서 도토리 열매를 채취했을 것이고

그래서 생긴, 이제는 오히려 아름다운 이름으로 다다오는 이름이다.

이 곳에 주막집이 있었다고도 하니 옛 영화를 한번 그려본다.

 

황지미골 반대편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탈출을 시작하고,

전에는 눈이 덮여 있어 몰랐는데 지금 보니 고냉지 채소를 가꾸는 밭이 형성되어 있었고,

 

사진 한돌님

 

한참을 진행하다 서대굴 이정표를 만나게 되었다

그럼 922봉 아래에서 본 서대굴 표지판은 잘못 된 것인가? 위치상으로는 동대굴 표지판으로 바뀌어야 될 듯하다.

 

버스를 출발한 우리는 임계장이 있는 임계에서 오늘의 피로를 풀어 본다.

 

 

정선임계에는 계사거리’가 있는데

쪽으로 가면 경포대가 있는 강릉이고, 남쪽으로 가면 한여름에도 밤이면 오슬오슬 추위가 느껴지는 태백.

서쪽은 동강으로 알려진 정선이고, 동쪽은 망상해수욕장이 있는 동해시다.

사거리에서 어느 길로 향하든 아름다운 계곡이나 짙푸른 숲,

혹은 눈부신 백사장이 펼쳐지는 바다가 있는 곳이다.

 

오늘 안양에 볼일이 있어 1호선 전철을 이용했는데,

차창 밖으로 보이는 벗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네요

잠시 시간을 할애하여 벗꽃의 아름다움을 만낏할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합니다.

 

이제 언제 강원도의 눈을 볼 수 있을 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우리에게 언제든지 얘기 할 수 있는 추억을

함께 만들었음을 대간 식구들에게 감사 올립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초보산꾼   도     덕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