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분단선 155마일 휴전선을 따라 걷다. 일곱 번째 ‘김포 문수산성에서 도라산전망대까지
휴전선 기행 일곱 번째가 김포과 고양, 파주 일대에서 실시됩니다. 첫째 날은 서부전선의 문수산성에서 전류리까지의 평화누리 길 2코스와 3코스를 걷고, 둘째 날은 고양과 파주일대의 휴전선 기행을 실시합니다.
도라산 역에서 열차를 타고 평양 거쳐 신의주까지 이어지는 꿈결 같은 답사를 할(?)예정이며, 도라산 전망대에서 개성의 송악산과 판문점 일대를 굽어보고 행주산성에서 이어지는 평화누리길 4코스와 5코스 그리고 6코스인 출판단지 헤이리 마을을 답사한 뒤고 휴전선 기행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입니다.
“임진강에 강물은 흐르고
고봉산 자락 고양
제가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남이 할 일을 한다는 뜻으로 쓰이는 속담을 “고양高陽 밥 먹고 양주楊州 일 한다.”고 하는데 그 속담이 연원이 된 고양은 조선 태종 때 고봉산 자락의 고봉현과 덕양현의 글자 하나씩을 합하여 고양현이 되었다.
성종 2년 1471년에 군이 된 고양은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에 의하면 조선시대의 큰 도로였던 관서로가 지나는 통로였다. 한양에서 의주까지 이어졌던 관서로에는 큰 역관 12개가 있어서 조선과 중국을 오가던 사신들이 머물며 쉬었던 곳이다. 벽제관(碧蹄館)은 그 첫 번째 역관이었다. 중국의 사신들은 서울로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이곳에서 하룻밤을 묵고 이튿날 예의를 갖추어 입성하는 것이 정례(定例)였다. 사신이 한양에 접어들면 현재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자리에 있던 모화관에서 임금이 몸소 중국의 사신을 접하였는데, 벽제관은 그 모화관에 버금갈 만큼 중요한 곳이다. 한편 이곳은 조선 초기에는 제릉에 친제하러 가는 국왕이 숙소로 이용하기도 하였다. 원래의 벽제관 터는 지금의 자리에서 5리쯤 떨어진 곳에 있다가 1625년(인조3년)에 고양군의 청사를 이곳으로 옮기면서 지었던 객관의 터였다. 그때 옮겨지었던 벽제관의 생김새가 어떠했는지 추측하기는 어렵다. 하지만「동국여지승람」에 “집이 크고 아름다우며 제도가 정장하매 질서가 있게 단단하여 한 가지도 빠진 것이 없었다.”라고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벽제관이 있던 자리에는 벽제원이 있었는데, 이곳 벽제역을 지나던 명나라 사신 예겸倪謙이
시 한 편을 남겼다.
“길은 왕경王京으로 들어가는데, 이 밤 기온이 차다. 두 행렬에 횃불이 말안장에 번지는구나. 청산을 지나온 것이 얼마나 될까. 분명히 눈을 들어보지 못하겠네.” 또한 사신으로 왔던 기순祈順도 시를 지어 노래했다.
“초가에 우는 닭이 4경을 알렸는데, 여구(驪驅. 가라 말)가 객을 재촉해 왕경에 가자고 한다. 많은 역부驛夫가 분주해 구름을 모으는 것 같고, 여러 횃불은 얼기설기 불성을 분별하기 어렵고, 다리를 지나 흐르는 물은 소리만 들리네. 날이 환하게 밝자 가랑비 내리는데, 황은皇恩을 선포하는 것이 이번 걸음에 있다.“
기순의 글을 보면 그 당시 명나라 사신들이 조선에 와서 황제의 은혜를 베풀었고 그리고 수많은 조공을 가 갔던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1930년대만 해도 벽제관이 남아 있었으나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들에 의하여 일부가 헐렸고 한국전쟁 때 모두 불에 타고 말았다.
이렇듯 관서지방 사람들이 서울을 지나야 할 때에 꼭 들러야 했던 벽제관은 지금은 건물의 초석만 남아 있고, ‘국가사적 144호’라는 표지판이 무색하게 벽제관 터는 폐건축자재와 흉물스럽게 방치된 포장마차에 포위당한 채 번성했던 옛 시절을 부는 바람결에 들려주고 있을 뿐이다.
고양시 일산구는 옛 시절 서울과 개성을 잇는 중요한 길목이었다. 1905년 경의선이 개통되었으나 일산 토박이들은 그 덕을 보지 못했다. 나라 안에서 실리와 계산이 가장 빠르다고 소문난 개성과 서울 상인들 때문이었다. 그때 떠돈 말이 “실속 없는 일산 사람”이었고, 일산 사람들이 두 도시 사람들로부터 받은 시달림으로 인해 말을 잘 듣지 않는 사람을 보면 “저놈을 개성으로 보낼까 서울로 보낼까”라고 했다 한다.
2015년 정기기행인 휴전선 기행의 마지막 기행에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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