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의 제주 기행, 한라산과 제주 올레.
2014년 2월말에서 3월초까지 제주를 갑니다. 원래 일정으로는 남해트레일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서해안을 걷는 일정이 테마기행이 되는 바람에 장소를 조정하였습니다.
삼무오다의 섬, 제주는 언제나 가도 새로움을 발견하는 곳입니다. 한라산에 올라 산자락아래 펼쳐진 제주도를 바라보면 문득 딴 세상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합니다.
제주 올레 중 조천에서 성산포로 가는 길을 걷고, 우도와 한라산을 오르는 코스가 예정되어 있고, 나머지는 사려니 숲길도 좋고 제주 올레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을 도반들과 상의하여 걸을 예정입니다.
“멀리 남해의 가운데 있는 섬
북쪽으로 큰 바다를 베개 베고 남쪽으로 높은 산에 대하고
“한라산 북쪽은 제주읍이다. 이곳은 옛 탐라국으로 신라 때 부속국이 되었다. 원나라에서 방성에 해당하는 지역이라 하여 말과 소를 놓아 먹여서 목장으로 만들었다. 그리하여 지금도 좋은 말이 생산된다.
제주읍 동쪽과 서쪽에 있는 정의旌義․대정大靜 두 고을은 풍속이 제주와 대략 비슷하다. 목사와 두 고을 수령이 예부터 본토에서 왕래하였으나 풍파에 표류하거나 빠져 죽은 일이 없고, 또 조정에 벼슬하던 사람이 여기에 많이 귀양 왔으나 역시 풍파에 떠밀리거나 빠진 일이 없었다. 이것은 왕의 덕화德化가 멀리 미쳐서 온갖 신이 받들어 순응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중환李重煥의 <택리지擇里志> ‘산수山水’편에 실린 제주도에 관한 글이다. 한 시절 전만 해도 제주도 사람들은 육지의 끝자락에 있는 백두산을 한 본 보기를 소원했고 반대로 육지 사람들은 아열대 식물이 자라는 한반도의 마지막인 제주도를 보고자 했다. 지금은 서울에서 한 시간 남짓이면 올 수도 있고 돌아갈 수도 있는 제주도를 두고 ‘낙원의 섬,’ ‘하늘의 축복을 받은 섬’ ‘휴양지,’ 누구나 가보고 싶고, 살아보고 싶은 그리움의 섬‘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면 눈물과 한숨이 없이는 가까이 할 수 없는 한 많은 고장이 제주도였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기쁨은 모래알처럼 작았고, 시련은 바위처럼 컸다”라는 말로 제주도를 비유하기도 했다.
또 어떤 사람은 “아무리 제주도와 관계가 없는 사람일지라도 제주도 바다의 역사를 다 읽었다면 그 역사를 ‘제주의 눈물, 눈물, 눈물’이라고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것이다. 제주 해협의 바다는 곧 제주 사람들이 역사에 바친 눈물의 양으로 출렁거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선 초기의 문신으로 제주가 고향인 고득종高得宗은 제주의 형승을 <홍화각기弘化閣記>에서 다음과 같이 평했다.
“북쪽으로 큰 바다를 베개 베고 남쪽으로 높은 산에 대하였다. 집집마다 귤과 유자요 곳곳마다 준마로다.”
그는 이어서 “제주는 멀리 남해의 가운에 있으며, 큰 산이 하늘에 닿을 만큼 높이 솟아 있기 때문에 한라漢拏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은하수를 붙잡을 수 있다 하여 붙여졌다. 다른 이름으로는 원산圓山이라고도 한다. 그것은 활 모양으로 굽어져서 둥근 모양이기 때문이다. 고을의 이름은 제주이며, 병신년(태종 16년인 1416년)에 세 지경으로 나누어졌다. 동쪽을 정의라 하고 서쪽을 대정이라고 하여 나누어 다스렸다. 옛날에는 동영주. 탁라. 또는 탐라라고도 불렀으며, 시대에 따라 바꿔 부른 것이 사적에 기록되어 있다.”
정이오鄭以吾는 그의 서序에서 “본토에서 탐라를 바라보면 큰 바다 아득하고 먼 가운데에 따로 한 구역이 되어 부속국과 같다.” 고 하였다. 고려 의종 13년에 안무사按撫使로 근무했던 조동희趙冬曦가 조정에 들어가 말하기를, “탐라는 험하고 치고 사우는 것이 미치지 못하는 곳입니다.”하였다.
<동문감東文鑑에> “남해 가운데에 있어 수로로 무려 백리나 되고 그 가운데가 대단히 넓다.”하였던 곳이 바로 제주도였다.
우리나라의 가장 먼 곳의 행정구역 제주
한반도의 최남단, 즉 바다 건너 가장 먼 지역에 있는 행정구역인 제주도는 우도․상추자도․하추자도. 가파도를 포함한 50여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사람이 살고 있는 섬은 우도. 상추자도. 하추자도. 비양도. 가파도. 마라도 등이다.
제주도의 가장 북쪽은 북제주근 추자면 대서리이고, 남쪽은 남제주근 대정읍 마라도이다. 서쪽은 북제주군 한경면 고산리 차귀도이고, 동쪽은 북제주군 우도면 연평리이다.
제주도는 화산도로 목포에서 88마일쯤 떨어져 있고, 부산과 대마도에서는 170마일쯤 떨어져 있는 섬이다.
제주특별자치도濟州特別自治道, Jeju Special Self-Governing Province로 지정된 제주도의 면적은 1848.4㎢이고,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포함하여 2시. 7읍 5면 31동으로 되어 있다.
2007년 기준으로 인구가 563,388 명인 제주도는 북쪽으로 목포와의 거리가 141.6㎞, 북동쪽 부산과의 거리는 286.5㎞이며, 동으로 일본 쓰시마섬[對馬島]과는 255.1㎞ 떨어져 있다. 동쪽으로 대한해협을 사이에 두고 일본의 쓰시마섬 및 규슈[九州]의 나가사키현[長崎縣], 서쪽으로 중국의 상하이[上海]와 마주하며, 남쪽으로 동중국해와 인접해 있다.
한국·중국·일본 등 극동 지역의 중앙부에 있어 지정학적으로도 중요하며, 제주도 전체가 바다로 둘러싸였다.
제주도는, 본도를 포함해 8개의 유인도와 55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졌다. 이 가운데 유인도는 우도·상추자도·하추자도·비양도·횡간도·추포도·가파도·마라도이다. 남북 간의 거리가 약 31㎞, 동서간의 거리가 약 73㎞로 동서로 가로놓인 모양이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인 담헌 홍대용洪大容은 우리나라의 빼어난 산천 중에 가장 남쪽에 있는 한라산을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백두산은 영고탑寧古塔의 남에 있으니, 이는 일국 산세의 조종이다. 남으로 1천 5백리를 달려 철령鐵嶺이 되고, 또 1백리에 금강산이 되고, 또 남으로 오대산, 설악산, 태백산, 소백산, 조령, 속리산, 추풍령이 되고 남으로 수백 리에 지리산이 되어 남해에 거距
하고 바다로 들어가 천여 리에 제주의 한라산이 되니, 이는 산맥의 대간大幹이다.(...)
한양의 삼각산과 송경(개성)의 천마산과 황해도의 구월산, 함경의 칠보산과 평안도의 묘향산, 강원의 금강산과 오대산, 설악산과 경상도의 태백산, 충청의 속리산과 전라도의 지리산, 그리고 제주의 한라산이 있는데 봉만峰巒 수석水石이 승경勝景이고, 북경 이동에는 이에 비할 만한 것이 없다.
그 중 금강과 지리와 한라는 삼신산三神山이라 하여 영이한 고적이 많으며, 금강은 그 가장 기수奇秀한 산이다.“
큰 용이 못에 엉켜 있어 구름이 수없이 일어나고
권근權近은 이곳 한라산을 두고 응제시應制詩를 지었다.
, “푸르고 푸른 한 점 한라산 멀리 넓은 물결 아득한 사이에 있다. 사람은 별을 움직이게 하면서 바다 나라에서 왔고, 말은 용종龍種을 낳아서 임금의 마구에 들어온다. 땅이 편벽되나 백성의 생업生業은 이루어지고, 풍편風便에 장삿배가 임의로 왕래한다. 융성한 시대에 직방씨職方氏가 판도版圖를 닦을 때에 이 나라가 비록 누하기는 하나 깎을 것은 아니다.”하였다.“
조선 전기의 문신인 하서 김인후金麟厚도 한편의 시를 남겼다.
신인이 북쪽 산록에서 솟아났으니 괴이하기도 해라.
이곳에 신령스런 기운 맺혔을 줄 누가 알았으랴.
가지는 남극에 벌려선 별을 끌어당겼고,
뿌리는 동쪽 거친 땅 지축에 박혀 있으며,.
큰 용이 못에 엉켜 있어 구름이 수없이 일어나고
남은 눈은 여름에도 시원하다.
곰 여우. 표범 호랑이 자취 보기 어렵고
오직 붕새가 구만리를 날아 모여드네.“
노인성이 보이는 한라산
한편 이수광李晬光이 지은 <지봉유설芝峯類說> 제 4부 ‘지리 ‘편에 한라산이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한라산漢拏山은 한 이름이 원산圓山이다. 제주에 있으며, 봉우리 꼭대기가 모두 평평하기 때문에 원산이라고 이름 지은 것이다. 세상에 전하는 말에, 그 산꼭대기에 오르면 노인성老人星을 볼 수 있는데, 그 크기가 등불만하다고 한다. 산꼭대기에는 눈이 쌓여서 한 여름에도 녹지 않으며, 큰 못이 있어서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다.”
노인성은 남극부근의 하늘에 있는 별로 중국에서는 사람의 수명을 맡아보는 별이라고 하며 이것을 보면 오래 산다고 한다.“
신정일의 <새로 쓰는 택리지> 중 제주도 편에서"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체득하며 주주를 걷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라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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