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형님 이별의 아픔 없는 세상에서 우리 다시 만나요
노루 형님
지금 이별 없는 하늘나라에서 잘 살고 계시는지요
노루형님이 그렇게 다시 도전해 보고싶다던 백두대간길을 떠나기 위해 이렇게 모였답니다.
보이시나요! 이 아름다운 백두대간의 산천이
형님의 천만불짜리 미소로 있는 힘껏 입을 벌리시며 떠들며 웃던 모습
새로운 식구들이 이렇게 모여 노루형님이 못다한 길을 다시 떠나면서
그저 딱 한번만이라도 그 웃는 모습, 다정한 말한마디가 너무 그리워
형님의 영전앞에서 마음속으로만이라도 형님의 목소리를 들으렵니다.
살아 있는 우리가 이럴진데 그 먼 하늘나라에서 올 수 없는 형님의 마음은 또 얼마나
가슴찢어지는 고통으로 이 못난 동생들을 바라보고 계실 것을 생각하니 더욱 가슴저림을 느낍니다
살아 있음이 고통이라지만 살아 있음에 가져다 주는 행복을 알고 있고
남들은 질기고도 질긴 인생살이라 하면서도 이렇게 서로 어울리며 살아가는데
한번 가신 당신은 그 질긴 인생살이 마저 놓고 가셨으니
하늘 나라에선 부디 편하고 해어짐의 아픔이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항상 같이 있을 것만 같았던 것을 잃고서야 소중함이 뻐저리게 다가 오 듯이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당신의 빈자리, 그렇게 속절없이 지나가는 세월속에서도 계속 묻어남을 느낍니다
이왕 가실려면 정이나 주지 말고 가시지
모든 산우님들에게 그렇게 모질게 잘해 놓고 정을 주어놓고 떠났으니
더욱 가슴 찢어지는 애통함에 세상이 그저 야속할 뿐...
노루님의 영전앞에 놓여있던 백두대간 완주패가 더욱 마음을 아프게 했는데
야속하게도 살아있는 자의 숙명이기에 형님없는 백두대간길을 재촉함을 용서 하십시요
지천명을 살아오시는 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 오신 것을 이제야 알았읍니다
천만불짜리 미소뒤에 숨겨진 형님의 말할 수 없는 아픔을
그 아픔을 미소로 승화시킨 형님이었기에 비록 영전앞에 서있지만 형님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그래서 더욱 미치도록 그립고 보고싶고 야속하고 미안하고 서운하고
이제 현실을 인정하고 더 열심히 살아가는 것만이 노루형님이 남기신 무언의 한마디
부끄럼없는 삶을 살고 더 열심히 건강하라는 명령으로 알고 살겠습니다.
먼저 가신 그 길이 너무 허망하고 안타깝지만 그렇게 형님이 걸어온, 우리에게 보여준 그 모습을 닮으려
애쓰며 살겠습니다
부디 이별의 아픔도 삶의 무거운 짐도 없는 세상에서 고히 잠드소서
형님 정말 지켜주지 못해 죄송합니다.
목이 터져라 동생 아우하면서 외치는 건배사는 할 수 없지만
새로 대간길을 시작하는 3450온누리 산악회 백두대간 5기팀이 마음의 잔을 올립니다
형님 사랑합니다...
2014년 5월10일
3450온누리 산악회 백두대간 5기팀 일동
'나의 이야기 > 초보산꾼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꽃 짧은 이별 (0) | 2014.05.12 |
---|---|
백두대간길을 다시 시작하며 (0) | 2014.05.12 |
신록예찬 1 (0) | 2014.05.08 |
겨울 초입, 그래도 겨울이다 (0) | 2014.05.08 |
나무가지 하나도 (0) | 2014.05.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