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에... 우린...
10년 후에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
초보산꾼이 약속했던, 약속을 핑계로 함께 했던 을미년(15년)의 한 해도 서서히 저물어가고...
知天命을 넘어 耳順의 나이에 귀는 열릴지 모르지만 과연 몸까지 順할지?
하지만 세월은 10년이란 삶의 무게를 흔적없이 지우며 생각보다 빨리 다가 올 것이고
그렇게 세월은 계속 우리편일 것이지만 모습은 살아온만큼 보여줄 것이다
그 모습을 보고자 하나 몸이 따르지 않으면 산에 오르는 것조차 힘들 수도 있음이니...
초보산꾼과 함께 했던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에서 함께 했던 화본역은 어떨련지...
마지막 원정 산행을 준비하며 잠시 10년 후를 그리며 되돌려 봅니다
초보산꾼과 함께 했던 내티즌이 최고로 뽑은 다시 한번 더 가보고 싶은 간이역 화본역
추억속으로...
‘아무런 기대 없이 찾았다가 무언가를 얻어 갈 수 있는 곳.’을 만들기 위해
초보산꾼과 함께 저 역문을 열고 역사안으로 들어가 여행을 즐겼던게 엊그제 같은데...
화본역 좌측으로 박해수 시비
박해수 시비 죽도록 그리우면 기차를 타라
녹물 든 급수탑 / 억새풀 고개 숙인 목덜미 / 눈물 포갠 기다림 / 설렘은 흰겨울 눈꽃에 젖네...
박해수 "화본역"중에서
과연 우리는 이 나이에 눈물포갠 기다림의 추억을 가질 수 있을까?
묻기 위해 화본역으로 이 초보산꾼과 떠난 여행에서 어떻게 설레임으로 다가 왔었는지
흰겨울 눈꽃에 젖었던 설레임이 이제야 봄의 생명과 함께 살아 났음을...
대합실에서 철길로 나가는 문이 열리면서 초보산꾼의 얘기는 시작되고...
까까머리 통학생을 비롯 옛날에는 왜이렇게 꼬부랑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으셨든지 보따리를 이고 지고
그런 우리 부모님들의 애환이 살아 있는 간이역을 떠올리면 왠지 모를 애잔함이 물결을 친다
말 그대로 간이역은 자주 기차가 서지 않기 떄문에 기다란 기다림에 지겨운 승객들이 큰하품으로 소일하거나
문득 잠든 고개를 받아 주던 이세상에서 가장 정겹고 아름다운 공간이 바로 간이역 대합실 풍경이다
여행객들을 위해 비치된 역무원들의 모자를 쓰고 사진으로 추억을 남길 수 있다
고향을 등지기도 돌아오기도 할 때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간이역 대합실에서의 기다란 나무의자와의 만남
일상의 무거운 삶을 지탱하며 저마다의 꿈을 안고서 의자에 긴 그림자를 남기며 일어나고 또 그렇게 사라지고
추억속에 남겨진 그림자들이 지금 애틋한 그리움으로 다시 우리곁에 되돌아 온 것이다
고속철도와 자동차의 홍수속에서도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간이역은... 근대문화재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대합실에 붙어 있는 화본역의 살아 있는 역사 이야기
고향이 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간이역도 사라지고 또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지는 악순환
개발과 근대화는 많은 사람들을 도시로 성공을 꿈꾸며 희망이라는 미명으로 내몰리며 사랑하는 가족과 생이별했던 공간
이제는 고향마져 도시화되어 가면서 옛향수를 자극하기에는 너무 변해 도시인지 농촌인지 알 수 없는 현실속에서도
그나마 이렇게 옛향수를 자극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간이역이 있다는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무엇보다 간이역에서의 값진 추억은 철길에서의 추억일 것이다.
10년후에 화본역에서 우리 다시 만나요
그땐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반백의 인생얘기를 남겨야죠?
황혼의 마지막 막차를 보낼 수도 있고...
철길에서의 여심 - 1년동안 초보산꾼과 함께 했던 고마운 여산우님들 이십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하루에 상`하행선 합쳐서 여섯 번밖에 기차가 서지 않는 곳이다 보니 플랫폼은 언제나 한적하다.
하지만 벚꽃이 한차레 맘의 풍랑을 일으키고 지나간 한자리를 철길이 차지하게 될 것이다
우린 문득 기분이 울적하거나 누군가 그리워질 때 완행 열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고자 했던 기억들이 모두에게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간이역은 어릴 적 가졌던 구름 같은 꿈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급수대를 끼고 한없는 평행선의 의미를 담고 있는 기찻길 철로
곧게 뻗은 철길이 산과 하늘과 맞닿을 듯 멀리 이어지는 마치 산으로 철길이 비집고 들어갈려 애쓰는 모습에서
어느 시인은 철로를 품고 있는 산이 자궁을 닮아 어머님 품같은 포근함을 느낀다고 했다
그 포근함이 객지생활과 바쁘게 살아온 인생에서 다시는 없을 것 같았던 그리움을 자극하는 눈물샘이 되어
가끔 적막을 깨고 기적소리와 함께 철길에 길다랗게 남겨질 여운속에 묻고 살았던 추억과 그리움을 삼킨다
처음 어색함을 잊고 이제야 철길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간이역인 만큼 철길따라 흐르는 적막도 그리움으로 다가오고
방금 지나간 철길에 남겨진 파편의 신음으로 되살아나는 부스러져 버렸던 추억의 기억 파편들까지...
화본역 철길에도 꽃은 피고 있었다
그래도 철길위에도 꽃은 피는가?
기다림의 숙명을 이기고 돌아 온 봄의 축제
아직 철길에 앉아 즐길 자리가 남아 있음에도 채우지 못한 아쉬움까지
간이역 화본역은 감싸주고 있었다
가을엔 떠나지 말아요 차라리 하얀겨울에 떠나요... 최백호
화본역의 눈덮인 철로가 만들어낼 풍경을 담으려 하얀 겨울에 떠나는 것도 괜찮겠지만...
이른 봄이라 못다피웠던 급수탑의 담쟁이 덩굴의 꽃을 볼 수 있게 우리 가을에 떠나요
10년 후에... 이 담쟁이 덩굴이 빨갛게 물들면...
급수탑을 감싸고 있는 담쟁이 덩굴의 색갈을 보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할 듯
담쟁이 덩굴이 둘러싸고 있는 급수탑 외부는 사계절 색깔이 바뀌면서 동화속의 한 장면같은 이국적인 풍경을 선사하며
거기에 화본마을 주변의 풍경을 만나 한 폭의 고풍스런 멋으로 재 탄생하는 그림을 그려준다고 하나
오늘 지금 4월에 만나는 담쟁이 덩굴의 봄의 색깔은 어떤 모습으로 우릴 반길지 무척 궁금했는데...
거기까지는 우리에게 선물하지 않는다. 10년 후에 다시 가을에 오라고
급수탑 내부로 들어가면 내부를 볼 수 있다. 석탄정돈 석탄정리 글자가 쓰여저 있다
급수탑 내부에 한창 증기기관차가 달릴 때 쓰였을 ‘석탄정돈, 석탄절약’이라는 글씨는 관광객들의 낙서 속에 슬슬 지워져 가고 있었다
다 지워지기 전에 확인하는 역사적인 증인이 되실 기회를 함께 하신 산우님들에게 주었는데
어떻게 맘속에 많은 추억 남기시고 돌아 왔는지...
또 많은 사람들이 자기 소원을 담은 낙서를 남기고 있는데
오늘 함께 하신 산우님들도 한가지 소원 정도는 남기시고 온 하루가 되었는지 그것이 궁금하다
화본역을 떠나며 남기 초보산꾼의 마지막 얘기
대합실 문을 열고 철로를 따라 시선이 머무는 순간 바람이 전하는 말
생각지도 못한 추억의 한조각을 이마에 남기고 철길따라 평행선으로 남기고 떠났다
새로은 나의 모습을 한조각의 또 다른 평행선에 남기고서
이렇게 조림산 산행을 겸한 화본역에서 옛 추억을 반추하고 또 다른 추억만들기까지
그렇게 철길따라 평행선으로 이어질 뿐 만날 수 없는 줄 알기에 한없이 돌고 돌다
바람은 또 다른 추억을 만들기 위해 다시 이곳으로 돌아 올 것이다
떠남과 만남이 공존하는 간이역은 그래서 바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이리라
10년후에 나는 다시 찾을 것이다
한없이 돌고 도는 바람이 잠시 머무는 간이역에
우리가 두고 내린 낭만과 추억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철길따라 다시 빙돌아 온 바람이 전했던 화본역에서의 얘기
아직까지 그 바람에 귀를 기울이고 계시나요?
우리가 잠시 두고 내렸던 낭만과 추억을 기억하고 있을 간이역에...
10년 후에 다시 만나요
화본역 못지 않은 마지막 만추의 의미를 담기 위해
초보산꾼과 함께 영월의 '잣봉'과 어라연계곡 숨쉬고 있는 동강으로 떠납니다
멋진 마지막 추억 함께 만들어 봐요...
초보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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