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山中山談

대간 대미산 구간을 마치며 - 문경의 고개들

산중산담 2015. 11. 29. 20:43

대간 대미산 구간을 마치며 - 문경의 고개들

15.02.17  대간19차 대미산 구간

 

 

 

단양 대강면에 있는 온달과 평강 식당에서 삼겹살로 뒤풀이 - 잡스님 작품

 

 

 

이렇게 하여 백두대간 5기 팀은 문경 땅과 이별을 하고 예천과 단양의 손을 잡고 이어가게 된다

삼국시대부터 일제시대까지 대표적인 옛고개들을 안고 있던 문경 땅

삼국시대에 중요한 길이었던 하늘재,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과거길이었던 문경새재,

일제시대때 신작로를 만들었던 이화령(이유릿재)...   말만 들어도 가슴 뛰는 이름들의 고개들이다

신라가 국력의 팽창에 따라 북진정책을 위해 이곳 백두대간에 처음으로 뚫은 하늘재(지릅재)요

또한 평강공주와의 로맨스로 삼국혈전사의 한 장을 빛낸 온달장군이 마지막 전사한 곳이기도 하다

조선시대에 영남의 선비들이 과거 보러 서울로 올라가던 그 유명한 큰형님격인 문경 새재 고갯길

진도아리랑 첫 대목에 “문경새재는 왠 고개인가 구부야 구부구부가 눈물이로구나”라는 사설로부터 시작된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남도 끝 진도에서 문경새재를 부르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고단한 삶의 고개이고 이별의 아픔을 담은 고개이기에 사회적 역동성을 공유하고자 함은 아니였을까?

동학의 포교활동을 위한 선택이었다는 얘기도 있고 진도읍 성문앞 고개인 '문전세재'의 와전이라는 설도 있고

이화령은 조선시대에는 통행량은 상대적으로 새재보다 훨씬 적었지만

일제시대에는 도로가 개척되면서 신작로라는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내었다

 

쓰임도 이렇게 시대에 따라 계속 변화되어 왔고 현재는 터널이 옛 영화를 앗아가기도 하지만

역사적 사실들만은 이렇게 남아 우리들에게 많은 얘기를 들러 주고 있는 것이다

비록 5기팀과 함께 문경에 있는 고개들을 함께 하진 못했지만

한번쯤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길마다 쌓여 있는 역사와의 인연의 끈이 질긴데

하물며 거기에 비하면 짧디 짧은 인연이라는 끈으로 이어가고 있는 백두대간길

결코 길지 않은 인연임을 생각해 보면

중산제를 지나는 시점에서 다시 한번 서로에게 힘을 주는 믿음에 답하며

새로운 남은 반쪽

하나의 완성품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여정에 첫발을 디딘

백두대간 5기팀에게 박수로 응원합니다 

 

신정일 우리땅 걷기 대표님이 보낸 메일 글 속에

근 일에 내가 상자 속의 옛글들을 살펴보니, 풍상(1801년의 유배)을 겪기 전

옥당玉堂에서 노닐 적에 지은 시편들은 다 처량한 빛을 띠고 기운이 막혀 있었다.

장기에 유배되었을 때의 시에 이르러서는 더욱 어둡고 비통했다.

그러던 것이 강진 유배 이후의 작품들에 이르러서 탁 트이고 막힘이 없는 뜻을 담은 것이 많아졌다.

재난을 입기 이전에는 이러한 기상을 가지지 못했었다.

그리하여 이 뒤로는 거의 근심스러움이 없어졌다.”

다산 정약용이 강진의 유배지에서 아들들에게 보낸 편지 중의 일부분입니다

모진 풍파를 이겨내고 나온 정약용의 지혜를 가지게 하는 편지속에 있는 글이

우리 대간 5기팀이 중간을 넘기고 새해를 맞이하며

새롭게 출발하는 마음가짐에 횃불같은 글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만만치 않은 대간길, 거기에 접속구간까지 더하고

눈길에 곳곳에 얼어 붙은 숨겨진 위험요소들과 암벽으로 이어지는 오름내림길

중산제에 의미까지 더한 이번 대간길은 대간길에서 잊지 못할  구간중의 하나로 남을 듯 합니다

 

진부령까지 가는 길에

다시 한번 심기일전의 의미까지 더하길 바라며...

 

수고했습니다

 

 

         초보산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