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섬 기행,여수의 끝자락 거문도, 백도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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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아름다운 섬이 있습니다. 동백꽃이 피고, 바다 빛이 유난히 고운 봄 3월 둘째주 여수의 끝자락에 있는 ‘거문도와 백도’를 갑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한 한국 관광 100선 가운데 3위에 선정되는 등 연간 방문객 10만 명이 될 정도로 경관이 빼어난 이 섬은 전라선 열차의 종착지인 여수의 여수항에서 망망대해 뱃길로 114.7㎞, 2시간 넘게 타고가면 만나게 되는 섬입니다.
여수와 제주도 중간에 위치한 다도해의 최남단 섬인 거문도는 서도(西島), 동도(東島), 고도(古鳥)의 세개의 섬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100만평 정도의 천연적 항만이 형성돼 큰 배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항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거문도는 입지적 여건 때문에 예로부터 빈번히 러시아, 영국, 미국, 일본 등 서구열강이 탐냈던 천혜의 항구였습니다.
태풍이나 폭풍이라도 불면 바위지대를 파도가 넘나든다고 해서 수월산이라 불렸던 동도에는 등대가 있습니다. 이 섬에서 자라는 나무의 70%가 동백나무인데, 거문도를 동백섬으로 부르는 이유는 등대로 가는 길이 동백꽃 길이기 때문입니다.
1905년 세워진 거문도 등대는 남해안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 지역이 지정학적으로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영국이 러시아의 남하정책을 막기 위해 1885년 4월15일 거문도를 점령하고 영국군 병사들이 23개월동안 이곳에 주둔했습니다.
당시 영국군은 해군 제독 해밀턴의 이름을 따서 거문도를 '포트 해밀턴'이라고 명명했었고, 거문도에는 지금도 영국군 수병 묘 3기가 남아 있습니다.
영국 점령 이전에는 1854년 이래 영국뿐 아니라 러시아, 미국도 이곳에 배를 끌고 왔으며. 1885년 영국은 중국의 항의를 받고 2년 만에 물러났습니다.
러일전쟁 이후에는 일본인들이 와서 살시 시작했는데, 지금도 금도 고도의 거리에는 일본식 건물이 차례로 줄지어 서 있습니다.
거문도란 섬의 이름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은데, 일설에는 중국 청나라 제독 정여창이 섬에 학문이 뛰어난 사람이 많은 것을 보고 문장가들이 많다는 뜻인 '거문'(巨文)이라 불렀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그 중 이름난 학자가 귤은(橘隱) 김류입니다. 김류가 남긴 '해상기문'에는 당시 세계의 열강이 앞 다투며 찾아오던 거문도에서 외국인들과 나누었던 필담에 관한 일화도 전해지고 있으며, 김류의 호인 귤은은 김류가 태어나고 살았던 귤정리에 은거했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거문도는 남해안과 제주도 중간에 위치해 있고, 뛰어난 풍경과 함께 고대로부터 중요한 해상교역로이자 풍족한 어장이 있어서 일찍부터 사람이 머물기 시작했습니다.
거문도의 대표적인 주요 관광지로는 거문도등대, 녹산등대, 불탄봉, 수월교, 관백정, 영국군묘지 등이 있고, 유림해수욕장과 이끼미해수욕장이 있으며, 인어의 전설이 전해지고 있는 신지끼 공원 등이 있습니다.
거문도 남쪽에 위치한 거문도등대는 남해안 최초의 등대로서 1905년 4월12일 세워진 뒤 지난 100년동안 남해안의 뱃길을 밝혀오고 있으며, 등대 절벽 끝에는 관백정이 있어 남해안의 절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거문도 여객선 선착장이 있는 거문리에서 등대까지는 걸어서 1시간 정도 걸리며, 삼호교를 지나 유림해수욕장을 벗어나면 길 옆 좌우바다로 물이 넘나든다는 무넘이에 이르고, 그곳에서 등대까지 1.2㎞ 거리의 동백 숲길을 거닐게 됩니다.
거문도 답사의 백미는 백도라곻 할 수 있는데, 거문도에서 20여분쯤 배를 타면 금강산의 만물상을 바다에 옮겨 놓은 듯한 기묘한 형상들이 사람들을 경탄케 합니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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