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2

당신에게 시간은 무엇인가?

산중산담 2016. 7. 18. 14:49

 

당신에게 시간은 무엇인가?

 

 

당신은 시간이란 것이 속임수 없이 매번 승리하는

탐욕스런 도박꾼이라는 점을 기억하십니까!

그것은 법입니다.“ 요셉 유베르트의 말이다.

존재하는지, 아니면 존재하지 않은지도 모르는 시간,

그 시간 속에서 안주할 수도 벗어날 수도 없는 것이 인간이다.

그 시간을 두고 사람들은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만들어졌다.

로잘린드가 물었다.

지금 몇 시죠?”

오늘이 며칠이냐고 물으시죠. 숲속에는 시계가 없어요.”

그렇다면 숲속에는 진정한 연인도 없겠네요. 있다면 일분마다 한숨짓고, 시간마다 신음소리에 느린 시간을 측정할 수 있을 텐데요.”

로잘린드의 말에 올란도가 다시 물었다.

어째서 빠른 시간의 움직임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게 더 적절한 말이 아닐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시간은 사람에 따라 다르게 움직이죠. 시간은 사람에 따라 느릿느릿 기어가거나 총총걸음을 치거나 달리거나 아이면 완전히 정지되는 법이랍니다.”“

올란도가 다시 물었다.

말해 주세요. 총총걸음이라뇨?“

. 약혼식을 올린 후 결혼하는 날까지 기다리는 처녀의 시간입니다. 비록 그 시간이 일주일뿐이라도 시간은 총총걸음으로 칠년간의 지루한 느낌이랍니다.”

느린 걸음이라뇨?”

라틴 어를 모르는 신부와 중풍을 모르는 부자의 경우죠. 왜냐하면 신부는 공부가 안되기 때문에 쉽게 잠들고 부자는 고통을 모르기 때문에 즐겁게 살기 때문이죠. 신부는 학문의 무거운 짐을 지면서 헛수고할 필요가 없고, 부자는 가난의 고통스런 짐을 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죠.”

로잘린드의 말을 듣고 올란도가 다시 물었다.

달리는 시간은 어느 경우죠?”

교수대로 끌려가는 강도의 경우죠. 아무리 천천히 가려 해도 눈 깜짝할 사이거든요.”

올란도가 다시 물었다.

시간은 누구에게 멈추나요?”

로잘린드가 대답했다.

그것은 휴가 중인 변호사, 재판과 재판 사이는 잠들고 있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을 모르는 겁니다.”

셰익스피어의 희극 <당신이 좋으실 대로> 3막에 나오는 글이다.

 

이 땅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

그 사람들이 처한 환경과 처지에 따라 시간도 다르게 적용된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사무치게 그리워 할 때의 시간,

무료하기 그지없는 권태로운 시기의 시간,

일이 급해서 쫓기듯 움직일 때의 시간,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시간, 그 때 그때 변하는 그 시간의 틈 사이에서

울고 웃고, 슬퍼하고 기뻐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시간을 관찰하고 있을 때는 시간이 빨리 가지 않는다.

시간은 감시당하고 있다고 느낀다.

그러나 시간은 우리가 방심한 틈을 이용한다.

어쩌면 시간은 두 가지일 것이다.

우리가 관찰하는 시간과 우리를 변화시키는 시간

알베르 카뮈는 <작가수첩>에서 시간을 두고 이렇게 말하고 있는데,

스탕달은 시간은 곧 그의 처소에 도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어디 그뿐인가?

영국 시인 키플링은 <만약>이라는 시에서

결코 용서를 모르는 분

저 멀리 달리고도 남을 60초로 채워라라고 노래했던 것이 시간이다.

시간, 있는지 없는지도 불분명한 시간 속에서

당신은 어떤 시간을 기다리며 살고 있는지,

 

병신년 사월 열닷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