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귀한 영혼은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
삶이란 어차피 한 번만을 산다.
그 한 번만 산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러므로 그 삶을 절실하게 살 필요가 있다.
더 진지하게, 더 절실하게 살아야 하기 때문에
순간순간 머뭇거리지 말고 그 자신이 정한
삶의 자세를 견지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살아가는 삶의 방법이 저마다 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돈에, 어떤 사람은 명예에, 어떤 사람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서 권력을 손아귀에 쥐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나는 어떤가? 애시 당초 나(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그렇지만)에게
주어진 것이 너무 없었기 때문에 내가 택한 것 또한 그다지 높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책을 부지런히 읽고,
세상을 편력하며 온갖 것들을 온 몸으로 체득하고
그런 일들이 축적되어 지식과 지혜가 모아진 다음에 글을 쓰자,
그것뿐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품은 꿈이 있다면 이왕 살 바에는 고상하게 고귀하게
의미 있는 삶을 살자,
외모를 비롯한 보여주는 것이 아닌 내면에 차곡차곡 쌓인 고귀함과 고상함,
그것을 갈망하며 살았던 삶이 내 삶일 것이다.
그렇다면 고귀함이란 무엇일까?
<국어사전>에 ‘귀중하고 훌륭함‘이라고 실려 있는데, 니체는 그런 사람에 대해
다음과 같은 평을 내렸다.
“고귀한 영혼은 자기 자신을 숭배한다.”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고, 내가 나를 존경할 수 있는 사람, 그렇게
자기 자신을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고
바로 그런 사람이 고귀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훌륭한 인간은 스스로를 사랑해야만 한다.
그럴 경우 그는 고상하게 행동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자기 자신과 아울러 자신의 동료들에게 이로운 존재가 될 것이다.
그러나 약한 인간은 자기를 사랑하는 인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렇게 될 경우 그는 자신의 천한 열정을 따르게 될 것이고
따라서 자기 자신과 이웃에 해를 끼치는 존재가 될 테니까”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스 윤리학> 중 ‘최대의 사건과 사상’에 실린 글이다.
고귀, 쓰기는 쉬운데 그렇게 고귀한 사람이 되는 것이
매우 쉽고도 어려운 일이다.
“고전음악古典音樂은 속된 귀에 들어가지 않지만,
유행가流行歌는 들으면 즐거워 웃는다.
이리하여 고귀高貴한 말은 속인俗人의 마음에 머물지 않으며,
진리眞理의 말은 속된 말에 눌려 나타나지 못한다.
음音의 소리를 들을 수 없음과 같다.“
<장자> 외편 제 12 천지에 실린 글이다.
그러나 고귀하다는 것은 그 사람의 체화된 마음의 형태나
지혜의 형태만이 아닌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베푸는 것이야 말로 가장 고귀한 힘의 표현이다.“고,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서 말했고,
“고난이 고귀한 것이 아니라 고통에서 재기하는 것이 고귀하다.” 고
크리스티안 바너드는 말했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 하나,
“고귀한 품성을 타고나지 않은 인간을 고귀하게 만드는 것은 가능한 일이다.”
고 모리악은 말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의 말 중 니체의 말은 더 절실하다.
“우연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귀이다.
어떠한 영원한 의지도 온갖 사물에 대해서 원하고 있지 않노라고
내가 말했을 때, 나는 그것을 모든 사물에게 주었던 것이다.”
니체의<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에 실린 글이다.
우리 인간의 삶은 순간순간 불안하고, 순간순간이 기적이다.
어느 순간, 우리들은 저마다 다른 우주를 만나듯 사물을 만나고
사람을 만난다. 마치 기적처럼, 우연처럼,
하지만, 지나고 나면 모든 것이 필연이 되는 이 세상에서
우리가 견지하고 살고 싶은 삶, 조금은 고귀한 삶,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사는 삶, 그 삶이 아닐까?
병신년 사월 스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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