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2

군주가 나라를 다스리는 세 가지 길

산중산담 2016. 7. 18. 14:55

 

군주가 나라를 다스리는 세 가지 길

 

나라를 망친 군주는 반드시 스스로 교만하고,

반드시 스스로 지혜롭다 하며, 반드시 사물을 가벼이 여긴다.

스스로 교만하면 오만한 현사賢士가 되고,

스스로 지혜롭다고 하면 오로지 홀로 하게 되며,

사물을 가벼이 여기면 방비防備가 없게 된다.

방비가 없으면 화를 부르고, 오로지 홀로 하면

군주의 지위가 위태로워지며, 거만한 현사에게는 충성된 말이 막힌다.

 

충성된 말이 막하지 않기를 바라면 반드시

선비를 예로써 대우해야 하고,

군주의 지위가 위태로워지지 않기를 바라면

반드시 백성의 마음을 얻어야 하며,

화를 부르지 않게 되기를 바라면

반드시 방비를 완전하게 하여야 한다.

이 세 가지는 군주가 나라를 다스리는 큰 길이다.“

 

여불위가 지은 <여씨춘추>에 실린 글이다.

이 말은 오늘날에도 유효한 말이다.

나라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나 공직자, 또는 사업가거나,

사회지도층에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명심해야 할 말이다.

그러나 그 높은 자리에 오르게 되면

여태껏 만났던 사람들이 하찮게 보이고,

자신의 삶의 형태가 이전과는 다른 딴 나라에 살고 있다고

여겨지는 모양이다.

오늘날의 예를 들면

대통령이나 자치단체의 장이나, 국회의원, 선출직 공직자들은

그 자리에 오르는 순간,

하나의 작은 왕국의 왕이 되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조금 덜하면 유럽사회의 큰 장원을 가진 귀족들과 같이 되고,

그리고 대 재벌의 회장들이나 오너들은

사람의 위치에서 설명할 수 없는

또 다른 위치로 격상되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때부터 그들은 형식적으로는 그 이전의 평범한 삶을 사는 것 같지만

내면적으로는 그 이전의 삶과 결별하고

마치 다른 위성에 사는 것처럼 행세를 한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인간다움을 잃어버리는 첩경인데,

그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지 못하고 그 전철을 밟는다.

 

그 아래 사람들이 그러할 진대, 그 위에 있는 사람들은 말해 무엇 하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다가 어느 순간, 그 자신이 아무 것도 아니었음을

깨닫게 될 때 그 자신이 얼마나 한심할까?

그래서 순간, 순간 자신을 점검하고,

잠시 이 땅에 살다가 가는 미물 같은 것이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잠시 이 세상에 왔다가 금세 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인생이다.

겸손하게 살아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병신년 사월 스무이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