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2

정의란 무엇이며, 불의란 무엇인가?

산중산담 2016. 7. 18. 14:57

 

정의란 무엇이며, 불의란 무엇인가?

 

 

정의는 강한 자의 이익이요, 불의는 자기를 위한 이익이다.”

플라톤의 <국가> 1권에 나오는 소피스트 트라시마코스의 말입니다. 그가 한 말을 더 들어볼까요?

각각의 권력은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법을 제정합니다. 민주주의적 정권은 민주주의적 법률을 제정하고, 참주僭主정권은 참주적 법률을 제정하며, 다른 모든 정권도 이와 같습니다. 일단 법을 제장하고 나면 그들은 자기들에게 이로운 것을 피지배자들에게 의로운 것이라 선언합니다. 그리고 이를 어기는 사람은 범법자요, 불의한 사람이라 하여 처벌합니다. 그러니까 보십시오. 이것이 내가 말하는 것인데, 모든 나라에서 의로운 것은 똑 같은 것으로서, 그것인 이미 수립된 정권의 이익입니다. 어떻든 정권이 지배하기 때문에, 올바르게 말하자면 어디에서나 의로운 것은 동일한 것으로서 그것을 보다 강한 자의 이익인 것입니다.”

 

소크라테스나 플라톤이 살았던 시대나 21세기인 이 시대에도

사람들의 마음은 대동소이합니다.

이 법이 좋지 않다. 그러므로 법을 바꾸자,’

해서 이렇게 저렇게 법이 바뀌었지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법을 제정하는 사람들은

권력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 풀어 말한다면, ‘강한 사람이고,

그들은 자기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법을 제정하는 것입니다.

 

우선 국회의원들만 해도 그렇습니다.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겠다고 힘주어 말하고 그래서 국민들의 도움을 받아

국회의원이 된 사람들이

국민을 위한 일에는 별로 나서지 않고, 그들의 세비 올리는 법안은

쥐도 새도 모르게 아주 날쌔게 처리합니다.

일 년 국회의원 한 사람이 받는 세비가 14천이고

그래서 그 세비를 30퍼센트 깎겠다고 공약한 국회의원이 있지만

그것이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셀 수도 없이 많은 특권에다 수많은 사람들을 쥘락 펼락 할 수 있기 때문에

온갖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불나방처럼

그 험난하고 데일 것 같은 불꽃 속으로 몰려들어서 획득한 그 달콤한 그

권력으로 인해서 얻은 권리를 포기할 사람이 있을까요?

아마 그들의 공약公約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이 공약空約으로 끝나고

말테지요.

현실 속에서 의롭게 사는 사람은 언제나 손해 보는 사람이고,

남에게 좋은 일만 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뿐이며,

자기 자신을 행복하게 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 불의하게 사는 사람은

언제나 자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의롭게 사는 사람보다 더 많은 것을 얻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

트라시마코스의 말입니다.

어디 권력자들만의 이야기겠습니까?

거대 종교도, 거대 기업도, 그리고 조금만 힘이 센 곳에서

작은 완장 하나만 차고 있어도

그런 부조리한 일들이 비일비재 일어나는 것이 현실입니다.

 

악한 자는 망하고, 선한 자는 흥 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이런 속담들은 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지어낸 이야기일 뿐입니다.

이렇게 뒤죽박죽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가끔씩은 실망스럽고, 그래서 삶의 의욕이 안 생깁니다. 하지만,

이 땅에 굳건히 발붙이고 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불의 보다는 정의를 신봉하면서 이 땅에 한 알의 밀알이 되고 희망이 되어

등불을 비추고 있다는 사실,

그것이 이 나라를 이만큼이라도 견인해 왔고,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힘입니다.

 

나는 어떠한 경우에도 절망에 빠지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나를 잿더미 속에서 건지는 경우일지라도

나의 이름(희망)을 불러대는 것입니다.“

괴테가 <파우스트>에서 한 말과 에피쿠로스의 말이

나를 새롭게 살게 하는 말입니다.

육체는 굶지 말 것, 목마르지도 말 것, 추위에 떨지 말 것을 외친다.

이 모든 것은 이룰 수 있고, 그렇게 될 확실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자는 신과 같은 행복을 누릴 수 있다.“

 

당신에게도 이 말이 희망이 되는 하루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병신년 사월 스무여드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