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이 최고의 기술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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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 길에서 새로 나온 도반이 나에게 물었다.
“선생님의 그 지치지 않는 열정은 어디서 나오는 것입니까?”
느닷없는 질문에 나는 “매일 노는 것 밖에 없는데요.“ 하고 웃을 수밖에 없었다.
한 번도 내 삶을 열정적으로 산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그날, 그날을 최선을 다해 살자고 다짐하며 살았던 것 밖에 없는데,
얼결에 너무 과찬을 받고 보니, 내 자신이 조금은 계면쩍었다고 할까?
‘열정熱情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마음‘이라고 풀이하는
그 열정은 예술이나 학문에 적용되는 말 같지만
사랑과 종교 뿐 만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일에 다 적용되는 일이다.
잭 웰치는 “열정이 최고의 기술을 만든다.” 고 말했고,
“열정이란 재능을 가리킵니다. 열정 없는 재능이란 없지요.”
문학평론가인 김윤식 선생의 말이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하는 일 모두, 열정이 없이 가능하지 않다는 말이다.
“나는 늘 두 가지 생각 중 하나에 사로잡혀 있다.
하나는 물질적인 어려움에 대한 생각이고, 다른 하나는 색에 대한 탐구다.
색채를 통해서 무언가 보여줄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서로 보완해 주는 두 가지 색을 결합하여 연인의 사랑을 보여 주는 일,
그 색을 혼합하거나 대조를 이루어서 마음의 신비로운 떨림을 표현하는 일,
얼굴을 어두운 배경에 대비되는 밝은 톤의 광채로 빛나게 해서,
어떤 사상을 표현하는 일, 별을 그려 희망을 표현하는 일,
석양을 통해 어떤 사람의 열정을 표현하는 일,
이런 건 결코 눈속임이라 할 수 없다.
실제로 존재하는 걸 표현하는 것이니까. 그렇지 않나?”
고호의 <반 고호, 영혼의 편지>에 실린 글이다.
그 어느 것도 열정을 필요로 하고
그 열정의 부피와 두께로 성공과 실패가 판가름 나는 것이다.
“사람이 열정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가를 알아보는 것,
사람의 마음을 흥분시킴과 동시에 불살라 버리는
열정의 깊은 법칙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를 알아보는 것,
여기에 모든 문제가 있다.”
프랑스의 철학자인 알베르 카뮈의 글과 같이 그처럼 열정 적인 시기가 있다.
그 열정으로 행하는 모든 일이 실패가 되던, 성공이 되던 괘념치 않는 것은
젊음이 무한한 것 같은 생각이 하늘을 찌를 듯할 때의 일이다.
그러나 그 열정도 어느 정도 시기를 넘어서면 예전 같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타이어에서 공기가 새어나가듯 사라져 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 때 느끼게 되는 허전함과 무력함을 플로베르는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이미 나의 상상력은 예전보다 덜 생생하며,
상상력에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사물을 관조함에 있어
이제 예전처럼 열을 올리지 않는다.
환상에 열정적으로 도취하는 것은 예전만 못하다.
환상 속에도 이제는 창작한 것보다는 추억이 있다.
열정 없는 미지근한 무기력이 나의 모든 능력들을 약화시킨다.
생명의 정기가 점차 내 안에서 꺼져가고 있다.
나의 영혼이 분출한다고 해도 이제는 쇠약해진 껍질 밖으로
간신히 번져 나올 뿐이다.”
플로베르가 노년에 쓴 글이다.
더 이상 성취할 것도 없고, 아무런 희망도 없는 나날이 오면
열정은 사라지고 마치 허깨비나 마른 삭정이처럼 되는 것이 자연의 순리다.
그렇다면 이 생의 마지막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우리들의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궁극적인 물음에 봉착하게 된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 세상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죽을 때까지 칼을 손에서 놓지 말아야 한다.”
고 말한 볼테르의 말과 같이 내 육신과 영혼이 살아 있다고 느끼는 순간까지는
한 순간도 허비하지 않고 생각하고, 읽고, 쓰고, 걸으며 보낼 것,
그것도 열정적으로 살 것,
그것이 내가 나에게 보내는 다짐이자 응원이 아닐까?
병신년 사월 스무닷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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