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사지에서 푸른 하늘을 보았다.
어떤 사람은 가만히 벽만 바라보다가
문득 깨달았다고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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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자다가 일어나
물 한 모금 마시고 한 소식 했다고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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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길을 걷다가 돌부리에 채여
넘어지는 순간 깨달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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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어떤 사람은 바람에 펄럭이는 깃발을
바라보다가 한 소식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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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도박판에서 가진 것 다 잃고서야
인생의 허무함을 깨달았다고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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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죽을 만큼 두들겨 맞고서야
한 소식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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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오백 여 년 전의 세월 저편에
천 여 간에 이르렀다는 전각殿閣,
이천 오백여명이 머물렀다는 절터,
쌀 씻은 물이 삼십 리를 흘러갔다는 성주천,
최치원이 지은 낭혜화상백월보광탑비와
서너 개 남은 돌탑, 그리고 형체를 알아보기도 힘들게
마모된 못 생긴 불상 하나 남아,
가고 오는 우주의 이치를 깨닫게 하는
폐사지 성주사지에 늦가을 해가
모든 것 다 주고 갈 것처럼 따사롭게 내려쬐는
담장에 앉아 멍하?? 바라보는 성주산에
가을 단풍 빛이 고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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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것 한 가지 깨닫지도 못하고
사방 곳곳을 갈팡질팡 서성이는 나,
어느 날 문득 그 소식을 들을 수 있는 날,
있을까. 하고 우러러보는 하늘에
날아가는 한 마리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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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6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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