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5

모든 고난을 헤치고 자란 소나무에게 축복을,

산중산담 2018. 4. 26. 20:42

 

모든 고난을 헤치고 자란 소나무에게 축복을,

 

나도 자연이고,

그대도 자연이다.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가끔씩 망각하고,

자연 앞에서 자연을 무시하고서

금세 자책할 때가 있다.

자연이 사람의 미래라는 것을

너무 잘 알면서 말이다.

상선암

바위틈

덩굴에 매달린 박과 같이

살고 있는 소나무 한 그루

더 이상 크지도

그 자리를 떠나지도 못하는

소나무,

어쩌면 나보다 나이가 더 들었을지도 모르는

그 소나무에게

소나무야! 라고 부르고

너무 고생하며 자랐네.’ 라고 말했다가

정정 하고서,

소나무님!

하고 정색한 뒤 용서를 빌었다.

삼라만상 모든 것이 영혼이 있다는

그 말이 사실이라면,

아차, 내 잘못을 어찌 할고,

절대자여,

이 존재한다면

나의 무례함을 용서하소서.“

어제,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단양 팔경을 돌아보면서

보낸 하루, 가끔씩

내가 교만에 빠진다.

잠시 살다가 금세 사라지는 운명이면서

내 놓을 것이 뭐가 있다고

거드름을 피면서 사는지, 겸손하고 또 겸손할 일이다.

그리고 카프카의 말과 같이

고생하면서 자란 것이 아니라,

모든 고난을 헤치고 이때까지 청청하게 자란,

소나무가 오래 오래 푸르고 푸르기를,

십자가를 지고 세상을 하직한

아름다운 사람 예수님,

모든 분들에게 메리 크리스마스!

 

 

2017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