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산다는 것은
벼랑에 매달린
낡은 밧줄 같이
아슬아슬 한 것,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이어진
다리를 오금 저리며
건너다 잠시 쉬는 것,
가면
다시 못 오는
창공에 매달린 다리를
후여 후여 건너가는 것,
아서라, 말아라,
혼자서 중얼 거리며
가던 길 멈추고
바라보는 아련한
길,
추신:
시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글도 아닌 것이
새벽 꿈속에 찾아올 때가 있다.
허공에서 허우적대며 쓴 장문의 글이
낱말 하나, 문장 하나 남기지 않고,
연기처럼 사라졌을 때의 허전함, 그리고 막막함,
이 새벽만 해도 그렇다.
오긴 왔는데, 실체는 없고,
껍데기만 남았다.
산다는 것, 그게 무엇이란 말인가?
2017년 12월 23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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