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5

산다는 것은?

산중산담 2018. 4. 26. 20:41

 

산다는 것은?

 

 

산다는 것은

벼랑에 매달린

낡은 밧줄 같이

아슬아슬 한 것,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이어진

다리를 오금 저리며

건너다 잠시 쉬는 것,

가면

다시 못 오는

창공에 매달린 다리를

후여 후여 건너가는 것,

아서라, 말아라,

혼자서 중얼 거리며

가던 길 멈추고

바라보는 아련한

,

추신:

시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글도 아닌 것이

새벽 꿈속에 찾아올 때가 있다.

허공에서 허우적대며 쓴 장문의 글이

낱말 하나, 문장 하나 남기지 않고,

연기처럼 사라졌을 때의 허전함, 그리고 막막함,

이 새벽만 해도 그렇다.

오긴 왔는데, 실체는 없고,

껍데기만 남았다.

산다는 것, 그게 무엇이란 말인가?

 

 

 

20171223일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