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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안흥곶과 안면도 일대를 가다.

산중산담 2019. 6. 26. 13:15


태안의 안흥곶과 안면도 일대를 가다.


 

가을이 깊어가는 계절에 서해안을 갑니다. 태안의 안흥곶, 역사 속에 수많은 이야기가 남아 있는 서해 바닷가를 1021일 일요일에 찾아갑니다.

 

태안군 근흥면 정죽리에 안흥량安興梁 또는 난행량難行梁, 난행목이라고도 부르는 안흥항이 있다.

안흥항에서 신진도로 기는 이 목은 물결이 하도 험해서 배들이 파선이 잘되므로 난행목이라고 하였다. 그 이름이 좋지 않다고 하여 안전하게 일어나라는 뜻으로 안흥이라고 이름 지은 이곳은 조세로 징수한 미곡과 면포 등을 해상으로 운송하는 항로 중에서 가장 물살이 세어 험난한 곳이었다. 그러므로 선박의 잦은 조난사고 때문에 고려 중엽부터 조선 후기까지 나라의 근심거리였다. 이에 대한 방지책으로 굴포掘浦해안에 창고를 설치하고자 고려 인종 때 창고를 짓기 시작하여 1412년인 태종 2년에 완성되었다. 그러나 굴포의 선박출입이 어렵게 되자 육지에 창고를 설치하여 운송하자는 안이 채택되기도 했다. 그러나 나라에서도 항상 중요시할 수밖에 없는 안흥량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 잡은 안흥항이 가장 역사가 깊은 항구로 발달하였다.

고려 말부터 조선후기까지 우리나라와 중국 사이에 사신들이 왕래하던 안흥항은 특히 중국의 산동 반도와 가까워서 중국과의 무역이 활발하였던 곳이다. 지금도 서산시에서 가장 큰 항구인 이 항구는 인천과 군산항의 중계지인 안흥항의 뒷산에 있는 안흥산성은 십년이 넘게 걸려 쌓은 성이다.

안흥산성은 돌로 쌓은 성으로 둘레가 948자 높이가 11자이며 소근포첨절제사所斤浦僉節制使가 군사를 나누어 이곳을 지키게 하였다.

이 산성에 있는 태국사泰國寺는 조선 세종 때 태안부사의 꿈에 안흥항 바닷가에 크고 검은 함 한 개가 표착漂着 하였기에 가서 열어 보았다. 그 함에 3척의 금불金佛 한기가 보자기에 덮여 있고, 그 보에 금 글씨로 기원태평국운祈願泰平國運이라고 적혀 있으므로 그 연유를 조정에 보고하였다. 그 뒤 국왕의 특명으로 세종 21년에 중이 내려와 지금의 터를 잡아 불사를 하였다. 그 때 승방과 망해루 등 총 122칸의 절을 건립하여 태국사라고 이름 지었다.

해상의 절경을 조망하고 해구海寇의 출몰까지도 감시할 수 있는 망해루望海樓1894년 안흥진성이 폐성이 되면서 폐허화되고 지금은 그 터만이 남아 있다.

안흥항에서 바로 눈앞에 바라다 보이는 신진도의 복판에 있는 후망봉은 안흥팔경의 하나인데, 고려 때 송나라에 사신을 갈 때는 먼저 이곳에서 산제를 올리고 일기가 청명하기를 기다렸다가 떠났다고 한다.

이곳 신진도에는 지금도 중국 성씨인 통씨가 많이 살고 있는데, 그것을 보면 중국 사람들이 이곳을 많이 드나들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조선 왕조를 건국한 태조 이성계는 이 항구를 드나드는 명나라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안흥항에 보기 좋은 성을 쌓은 뒤 그 안에 호화로운 주택 300여 채를 지었다고 한다. 명나라 사람들이 배에서 내려 이곳에 첫발을 들여 놓았을 때에 이성계가 임금이 되더니 조선이 참 살기 좋은 나라가 되었구나.” 라는 말을 듣기 위한 전시행정이었다고 한다.

어쨌든 이성계의 뜻대로 이 안흥성이 널리 알려져 중국에선 조선에 가거든 안흥성을 보고 오라는 말이 생겼다고 한다.

그때부터 이곳 안흥성은 조선왕조 5백 년 동안 영화를 누렸다. 그러나 동학농민혁명 당시 성이 크게 망가졌고, 그 뒤 네 개의 문도 망가졌으며, 집들로 대부분 다 뜯겨 버리고 말았다.

지금은 성안에 민가 사십여 채가 그 옛날의 영화와는 아랑 곳 없이 성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신숙주가 기문에서 태안군이 충청도에 있어 해변의 요충지가 되어 국가에서 순성진(蓴城鎭)을 설치하고 지군사(知郡事)로 하여금 이를 지휘 관할하게 하고 있다. 군내의 토지가 비옥하여 화마(禾麻)가 풍부하며, 어염(魚鹽)의 이익이 있어 옥구(沃丘)로 일컬어 왔다고 기록하였던 것처럼 오래 전부터 태안?서산 일대는 수산업이 발달하였던 곳이다.

 

태안군의 아래쪽에 자리 잡은 섬이 바로 안면도(安眠島)라는 섬이다.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큰 섬인 안면도는 태안반도 중간에서 남쪽으로 뻗은 남면반도의 남쪽 끝에 자리 잡고 있다. 유독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 이곳 안면도에서 유명한 것이 바로 안면도 소나무 숲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