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山中山談

초보산꾼 백두대간 山中山談 : 봉우리 같은 인생길

산중산담 2014. 8. 15. 17:05

 

봉우리 같은 인생길

          덕유산 향적봉으로 향하며   14.08.09

 

 

중봉으로 오르는 길 - 덕유평전의 아름다움은 구름속에서도 잃지 않고 있다. 역시 덕유산이다

 

올망졸망한 봉우리들이 앞다투어 앞길을 열어 어서 오라 손짓하고

귀신에 홀린 듯 정신없이 한참을 가다보면 문득 뒷목에 따가움을 느낀다

무심코 뒤돌아 보면 이제 아득하게 멀어진 봉우리들이 못내 서운함을

말없는 표정으로 지긋이 얼굴을 내밀고 후덕한 표정으로 화답한다

하지만 순간 떠오르는 생각, 언제 힘들게 저 봉우리를 넘었지?

 

다시오마 약속할 수 없는 우리이기에 못내 더 애틋한 마음 한 가득이지만

그렇다고 다시 뒤돌아가 다시 안아 줄 수도 없고

약간의 아쉬움이 있기에 걷는 발걸음마다 추억의 족적을 남기려 애쓰는 것이다

남긴 추억만큼 우리가 걸어온 곳마다 켜켜이 싾여 있음을

한장의 사진첩이나 마음속 그리움으로 남는다

 

산길에서 봉우리들이 없다면 과연 우리가 걸음 아니 산행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봉우리들이 있기에 왜 이렇게 힘들게 오르게 하냐며 투덜대면서도

정상에서 맛보는 짜릿함을 넘는 성취감을 느끼기에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 우리 맘속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 봉우리인 것이다

단지 걷기에 바쁘기에 잠시 기억속에서 남지 않을 뿐이다

중봉

 

우리가 대간길에서 수 많은 봉우리들을 대하고 또 그렇게 흘러보내고

또 다시 만나게 되는 봉우리들

봉우리 하나를 넘는 순간 또 다른 봉우리를 대하면서 대화는 시작되는 것이다

우리가 멀리서 친구를 대할때면 손을 들어 나의 위치와 마음을 확인 시키듯

더 멀리 있는 봉우리에게는 손짓보다는 눈인사로 먼저 다가간다

 

아무리 반가워도 덥썩 안을 수 없기에

또 다른 봉우리를 만나기 위해서는 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바람잘날 없다는 우리 인간사의 세상사는 얘기처럼

역시 산길에서도 봉우리를 오르기 위해 많은 산길에 놓여 있는 오르내림을 극복해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 그래서 산길을 걷는 과정은 필연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래도 산봉우리는 보이는 목표이기에 걷다보면 만나게 되지만

인간사는 세상은 어디 그렇던가

실체가 보이지 않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또 달려가고

남이 가니 나도 덩달아 가다 괜히 코만깨지고

목표점이 있는 봉우리 하나를 넘으면서 생각해봄 짓한 숙제이다

 

 

                        초 보 산 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