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山中山談

봄이 오는 소리에 기대를 건 가벼운 겨울 산행

산중산담 2014. 9. 7. 10:23

 

봄이 오는 소리에 기대를 건 가벼운 겨울 산행

창수령으로 떠나 7구간 낙동정맥길

 

 

 

약간 비가 내린다는 예보와 달리 다행히 약간의 눈발이 날리는대 - 아래 삼승령으로 가는 길에 아직도 눈이 그대로 쌓여 있다

 

 

겨울이면

우리는 언제나 등로에 수북이 쌓여 있을 눈을 걱정하며

일기예보에 귀를 기울인다

 

아무리 겨울의 끝자락이라고 하지만

눈 폭탄은

계절의 속성을 그대로 자랑 한다

 

동해의 수분을 마음껏 품은

낙동정맥의 눈은

더욱 우리를 힘들게 하지 않았던가

 

등로 초입에 보여준 눈길은

그래서 우리를 더욱 긴장하게 했다

봄이 오는 소리에 한 가닥 희망을 걸어 보았건만

 

 

늘 그랬으니

아마 일 것이라 생각하고

아이젠까지 무장하고 나섰던 정맥길

 

하지만 정맥능선에 들어서자

언제 그랬냐는 듯

바닷물이 둘로 갈라지는 모세의 기적처럼 눈

쌓인 산등선이의 가운데를 길을 열어 주었다

 

어둠속을 걷는 관계로

산우님들의 표정을 읽을 수는 없었지만

아마 안도의 기쁜 숨을 쉬지 않았을까?

 

사람마음이라는 것이

한번 데인 기억은

어쩔 수 없는 마음으로 속 깊이 자리하고 있기에

 

아이젠은 벗을 수가 없었다.

더 올라가면

또 눈이 앞을 가로 막고 있을 것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멧 부리를 몇 번 넘고서야

리가 남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야

아이젠을 벗는다

 

북쪽은

눈이 있을 지라고

남사면은

눈이 녹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초 보 산 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