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山中山談

안동 간고등어를 만들어낸 고개들을 만나다

산중산담 2014. 9. 7. 12:09

 

안동 간고등어를 만들어낸 고개들을 만나다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지만 염장鹽藏을 지른다는 말이 있다

안동 간고등어도 그 유래는 아닐 지라도 염장을 지른 것이니 한자리 끼워주면 어떨지...

옛날에는 영덕땅인 동해에서 잡힌 고등어가 안동으로 가기 위해서는 꼬박 이틀이 넘게 걸렸다고 한다

우리 같은 사람들이야 불가능하겠지만 늘 고개를 타고 넘어야 했던 바지게꾼들에게는

소위 요즘 말하는 시간이 곧 돈이었으니 가능했으리라

그러니 얼마나 많은 고통과 시름하며 넘었을까? 괜히 아리랑이 나오는게 아닐 것이다

 

교통이 여의치 않던 시절 영해·영덕 지역에서 잡은 고등어를 내륙 지방인 안동으로 들여와 판매하려면

영덕에서는 육로로 황장재를, 영해에서는 창수재(7구간)로, 울진 쪽에서는 백암을 거처 구주령(6구간의 구슬령)을 넘어

진보를 지나 꼬박 하루가 걸려야 임동면 채거리 장터에서 물건을 넘길 수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알고보면 음식문화가 자리 잡는데는 많은 우여곡절을 넘기고서야 겨우 탄생하는 비밀이 있는 것이다

우리가 수많은 고개를 넘고 넘어서야 한구간을 완성했다고 하듯이...

 

벌써 이 안동간고등어를 탄생시킨 유래를 안고 있는 고개를 모두 넘었네요

낙동정맥이 아니었다면 왕조실록 위주로 생각하는 역사의 한계를 어떻게 뛰어 넘을 수 있었을까요

9정맥이 백두대간을 만들었듯이 이런 민초들의 거친 숨소리가 있었기에 오늘이 있었을 것이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염장을 지를려면 소금이 많이 필요한데 소금은 어디서 가져 올까요?

9구간에서 만납니다. 한번 연구해 보시죠?

 

영양이 본향인 조지훈의 "승무"의 시구를 빌려와 만든 외씨버선길이 영양과 청송을 상징하고

김주영객주길로, 등짐과 머릿짐에 삶을 맡기고 전국을 무대로 삼던 민초들의 삶의 무게를 느낄 수 있는

김주영객주길이 있는 청송땅에 우리는 이제 발을 디디게 되었습니다.

주왕산ㆍ달기약수탕길을 우리가 걸을 수는 없겠지만

벌써 다음 구간이 기다려 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제 실력들이 너무 빨라저서 이 초보산꾼이 도저히 따라 갈 수 없을 정도로

산꾼들이 다 되어가는 낙동식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늘 하루도 넘 행복했습니다

 

 

초 보 산 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