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울의 오염된 물방울이 강 전체를 오염시킬 수도 있다
이 초보산꾼이
자주 글에서 했던 말이
정말 많이 생각나는 하루였던 것 같다
비가 오면 우산을 받쳐 주는 것이 아니라
같이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것이
동행의 의미를 좀 더 참되게 한다는 말
비를 맞고 걸어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산이 아니라
비를 맞으며 걷는 어려움도
때론 우중산행의 즐거움도
느낄 수 있는 동행이 필요한 것이다
대간길이나 정맥길이나 일정거리를 걸어야 하기 떄문에
빨리 걷고 빨리 끝나면 좋으련만
누군들 빨리 걷고 싶지 않겠는가?
빨리 걷고자 하는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분명 한계는 있다
또 마음을 다잡고 한번 힘내서 열심히 걷고자 하나
그런 노력에도 분명한 한계가 있다
그한계를 인정하고 보듬으려 노력할 때
비로소 우리는 동행의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우리가 걷고 있는 산길도 별반 다르지 않다
결혼을 했다고
모두가 부모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식을 낳고 길러야 비로소 부모가 되는 것이다.
산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산이 높아도
산줄기(자식)이 없으면 산(부모)가 되지 못하고 "봉"으로 밖에 남지 못한다
그러나
아무리 낮아도 자식(산줄기)를 두고 있으면
산(부모)라는 명칭을 얻게 된다
산이나 부모나 함께하는 자식(산줄기)를 보듬고
함께 희노애락을 함께 하기에
"봉"취급을 받지 않고 부모(산)으로써 당당히 우리앞에 서있는 것이다
"봉"취급을 받지 않는 방법은
함께 희노애락을 함께 하는 것이
자연이 주는 교훈이다
지금까지 산에서 배우며 느끼며 읽힌 실력을
자식 보듬 듯 옆에서
함께 비를 맞으며 느낌을 공유하고
굳이 배낭을 들어주지 않아도
마음으로 느끼는 따뜻함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행이 될 것이다
강아지도 계속 보살펴 주어야
애완견이 되듯이
보살피지 않고 방치하면
들개가 되어
사람을 공격하는 무서운 들짐승으로 변하는 이치이다
그리고 우리 낙동팀 적은 인원으로 출발할 때 마음
잊지 않고 있습니다.
어렵게 출발한 만큼
10명이 안돼도 끝까지 갈려고
마음 먹고 있는 산우님들입니다.
여기에 숟가락 하나 얹어 놓았다고 생색을 내는 경우를 보고
너무 가슴이 아프기만 하다.
절대 와해될 이유 없으니
바깥에서 보이는 모습 하나로
판단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혹여 그런마음으로 함께 하고 계시다면
지금이라도
마음을 바꿔 주시길 바랍니다.
한방울의 물방울이 모여서
강을 이루기도 하지만
한방울의 오염된 물방울이
강 전체를 오염시킬 수도 있다는 사실 또한 언제나 함께 한다
시작만 함께 했지
얼굴 한번 보기 힘든 산친구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나를 태우며
세상을 밝히는 춧불같은 사람이
너무 그리워지는 이유이다
비를 맞으며 걸어갈 때
기꺼이 같이 비를 맞아 주며 동행할 수 있는 사람
얼마 남지 않은 구간...
그래서 더욱 그립기만 하다.
초 보 산 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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