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산꾼 억새 이야기 1
영남알프스 가지산 구간
영남알프스의 최고봉인데 단체사진은 필수 - 산우님작품
억새바다에 넘실대는 은빛 물결을 따라 이어지는 끝없는 억새가 만들어내는 향연은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면서 때로는 금빛으로 빛나는가 하면 또 다시 은빛으로 갈아입고
한번 휩쓸고 간 바람에 힌눈을 휙뿌려 놓은 듯 순간의 아름다뭄은 황홀 그 자체일 것이다
바람과 함께 하는 억새의 합창소리가 더하면서 그렇게 축제는 시작되는 것이다
바람부는데로 순응하며 일렁이는 억새의 춤사위는 처연함을 넘어 탄식을 자아내게하고
눈을 들어 멀리 바라보는 하늘을 향한 억새들의 군무는 가히 장관을 넘는 황홀경 그 자체이다
마치 바람따라 넘실대던 파도의 포말이 일렁이는 바다를 보는 듯한 착각속에 빠짐 듯도 하다
거기에 뽀얗게 손짓하는 부드러운 억새의 인사는 보는 이를 애타게 까지 한다
영남 알프스하면 모든 사람들이 황금물결로 이어지는 억세의 장관을 우선 떠올리게 된다
억새따라 나서는 철세같은 사람들의 이동은 올해도 아마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리면서 매년 똑 같은 세상이 반복될 것이다
또 실제 가을철에 접한 영남알프스의 억새는 상상 이상의 장관을 연출해 줄 것이리라 믿는다
하지만 우리같이 미련한 사람들은 가을이라는 축제의 장을 만나지 못하고 걷게 되는 여름철 영남알프스
어떻게 걸으면 억새 축제 못지 않은 즐거움을 만끽하며 걸을 수 있을까?
억새는 척박한 야산의 능선이나 산기슭과 산마루 평원에서 더욱 무성하게 자란다
그래서 전국에 있는 유명한 억새군락지가 거의 산마루 평원에 형성되어 있다
억새는 1~2m 정도로 자라는 만큼 사람과 거의 어께를 같이 하여
같이 눈을 맞출 수 있다는 거에 더 친숙하게 느꺼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느 생명처럼 봄에 태어나 비록 척박한 땅일망정 한뻠도 안되는 나의 공간을 할용하여
자연이 주는 햇볓과 바람을 자양분 삼아 그렇게 억새의 아름다움이 가을에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9월에야 줄기 끝부분에 작은 이삭처럼 꼼꼼이 달리는 꽃을 피워
몸집을 서서히 줄여가면서까지 꽃을 더욱 활짝피우기 위한 정성이 만들어낸
우리가 그렇게 가을철에 즐기는 억새의 자화상인 것이다
그 과정의 정점에 있는 시기에 우리는 억새의 자람을 보면서 걷게 되는 것이다
초보산꾼의 억새이야기는 다음구간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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