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山中山談

서서히 기울어 가고있는 신록의 계절 대간길을 마치며

산중산담 2015. 1. 8. 11:07

 

서서히 기울어 가고있는 신록의 계절 대간길을 마치며

삼봉산 구간

 

 

 

이렇게 하루의 피로를 풀어본다

 

이제 가을의 전렁사인 코스모스가 아직은 수즙은 듯

하나 둘 얼굴을 보이기 위해 고개를 내밀고 가을의 꽃잔치를 위한 준비에 들어가고

서서히 기울어 가고 있는 8월에 보았던 대간길에서의 신록은

확실히 가는 계절의 아픔을 얘기해 주 듯 신록에 점점이 박혀있는 주름살이하나 둘 보이고

그렇게 걸었던 8차 대간길에서 만난 풍경들이

다시 눈앞에 스크린 자막을 형성하며 지나갑니다

 

아무리 가을로 가는 길목이라 하지만 봄부터 여름까지 차곡차곡 생명을 가꾸어 온

잡목과 잡풀들의 질긴 생명력이 앞길을 자주  막아서며 힘들게 했지만

좀 걷기 힘든 산의 높이가

오랜만에 준 맑음 덕분에 오히려 조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앞을 버티고 서 있는 큰산에서 느꺼지는 풍경을 담으러 애쓰는 산운님들의 표정에 녹아있었고

대간길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마을속으로 들어가

한참 수확에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

대간에 기대어 살고 있는 우리 이웃들의 얼굴을 보고 대화할 수 있었던 기회가

왜 우리가 대간 마루금만을 강조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말하는 것 같아

정말 소중한 하루의 대간길이었다는 생각에

마음 뿌듯함을 안고 하루를 마감합니다

 

이제는 한장의 사진으로만 남아 있을 우리가 걸었던 대간길

순간순간 대간길에서 보며 느꼈던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이

가슴속 깊은 곳까지 파고 들어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는 마음의 사진첩을 만들고

억새와 바람이 만들어 내는 소리에 귀기울이며 담고자 했던 

한순간의 울림을 벗삼으며

걷고 또 걸었던 대간길에서의 잔잔했떤 순간들의 만남이

이제 다시 되돌아와 지나고 나니 물거품같다는 생각이 앞섭니다

마음이 너무 공허한 탓일까?

 

대자연의 품속에 안기고 대간식구들과 재잘댔던 순간들이 있꼬

지금 혼자서

대간산우님들에게 한장의 추억의 페이지를 남기기 위한 시간이

그래서 더 소중하게 다가오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오늘 하루 걸었던 대간길을 반추하는 이 산행기가

대간산우님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수고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보산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