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도 정답이 없듯 산길에도 정답이 없음을 느낀 구간을 마치며
삼도봉 구간
맛있는 삼겹살로 하루의 피로를 풀어본다
이번 구간도 역시 밤에 출발하여 어둠속에 빛나는 한가위달의 지원까지 받으며 출발했지만
진행하여 올라 갈수록 서서히 밀려드는 안개가 눈앞을 더 가로막고
어제 내린 충청남도의 비소식 떄문인지 습기를 많이 품은 안개가 안개비를 만들어
가을 한가위를 지나며 처음 맞이하는 대간길에서의 맑은 가을 하늘의 여명과 조망에 대한 바람과 달리
맘속에 감춰진 바램을 비웃기라도 하듯 내리는 안개비가 어둠속에서도 존재감이 있어 나무들을 울리고
이제 가을 준비하며 힘을 잃어가고 있는 나뭇잎이 흘리는 눈물에
걱정하며 걷던 사이, 그래도 날은 밝아 삼도봉에 올라 바라본 가을 하늘과 삼도봉이 만들어 낸 산줄기들
삼도봉에서 본 가을 하늘과 구름 그리고 우리가 어둠속에 걸어 왔던 길
거기에 언제 어둠속에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구름들이 앞다투어 안개를 거두어 바람타고 넘나드는 장관을 만들어 주고
아직도 산줄기 곳곳에 숨어있는 안개마저 서서히 구름에 녹아들어 뒤따라 엉덩이를 밀어내고
그렇게 한동안 삼도봉에서 행복해하며 즐긴 오늘
삼도민들의 화합까지 의미가 더해지며 남다른 생각에 잠기게 했던 삼도봉에서의 풍경
인생에 정답이 없듯 우리가 산속에 들면 역시 산길에도 정답은 없다
대간길을 함께 하는 산우님들은 이미 한번 이상의 경험이 있는 산우님들이 많다 보니
이번 구간도 역시 별 다른 어려움이 없이 진행되어 우두령까지 모두 도착해 모처럼 일찍 서울로 올라 올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늦어지는 후미와 서로 연락이 되지 않는 사이에 아직 산속에서 악전고투를 하고 있을 산우님을 생각한다고
갑자기 청목님이 맥주 한병 들고 달려가고...
오랜만에 함께 하신 산우님의 상태가 좋지 않아 막바지 진행에 어려움을 걲다가 결국 알바까지... 했다는 소식이 들어오고
아픈다리를 이끌고 그래도 진행해야 하는 산우님의 맘이 천근만근 더 아팠을테고
거기에 후미대장님도 나름대로 역활을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헀지만 숨겨진 정답을 찾지 못하고
일찍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일찍 내려와 기다리고 있던 산우님들은 나름대로 추측만 있을 뿐... 어떻게 할 방법이 없고
겨우 연락이 된 후미팀의 소재가 밝혀지고 수송대장님의 3km를 넘는 뒷걸음질
그런데 청목님은 왜 안내려 오는 겨? 늦어지는 산우님을 생각하는 맘은 알지만 헨드폰도 놓고가 연락방법이 없으니...
약 1시간 반에 걸처 후미와 청목님의 돌출행동에서 오는 시간들을 곰곰히 반추해 보면
지도 한번 바라보고, 내가 행동전에 서로 연락할 헨드폰이라고 챙길 여유를 가졌었다면 하는 아쉬움
잃어버린 시간은 그렇게 누구도 미워할 수 없는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없어저 갔으니...
인생에 정답이 없듯 산길에도 정답이 없음을 느끼게 한 마지막 순간들
나는 아직도 길에서 길을 묻고 있음을...
느끼고 또 느끼고 있을 뿐이다
수고했습니다
초보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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