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에 부처가 있다는데 그 마음이 항상 흔들린다.
대매법상大梅法常 스님이 마조스님에게 물었다.
“부처란 무엇입니까?”
그때 마조스님이 답했다.
“마음이 부처다(卽心卽佛)”
그 말에 법상 스님이 되물었다.
“어떻게 지녀야 합니까?”
“마조스님이 답했다.
“그대 스스로 잘 보호해 가지라.”
내 마음속에 부처도 있고,
내 마음속에 속인俗人도 있다.
이 세상을 사는 것은 결국
내가 나를 찾는 과정이고
내 속에 스며있는 그 마음을 스스로가 잘 보호하라는 것이다.
달마 스님에게 혜가慧可가 물었다.
“진리를 깨닫고자 하면 어떤 수행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지요?”
“마음을 살피는 이 한 가지 일이 모든 행동을 다 거두어들인다.
(觀心一法 總攝諸行)
세상에서 이 수행이 가장 간단하고 중요하다.“
혜가가 다시 물었다.
“어째서 마음을 살피는 법이 모든 행동을 거두어들인다고 하십니까?”
달마가 답했다.
“마음이란 모든 것(萬法)의 근본이므로,
모든 현상은 오직 마음에서 일어난다.
그러므로 마음을 깨달으면 만 가지 행을 다 갖추는 것이다.
이를테면 여기 큰 나무 한 그루가 있다고 하자.
그 나무의 가지와 잎과 열매는 모두 뿌리가 그 근원이다.
나무를 가꾸는 사람은 뿌리를 북돋을 것이고,
나무를 베고자 하는 사람은 그 뿌리를 베어야 할 것이다.
수행하는 사람도 그와 같아서,
마음을 알고 도를 닦으면 많은 공을 들이지 않고도 쉽게 이룰 것이다.
그러나 마음을 알지 못하고 수행한다면 헛된 공만 들이는 것이 된다.
그러므로 모든 현상이 자기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마음밖에 따로 구할 도가 있다면 옳지 않다.” 달마스님의 말이다.
“결국 이 마음이 곧 부처라는 이야기이고(是心是佛)
풀어 말하면 부처가 곧 이 마음이라는 이야기이다. (是佛是心)
그러므로 우리들의 생각과 생각이 부처의 마음이고 (念念佛心)
부처의 마음으로 부처를 생각한다는 것이다.(佛心念佛)
이 말이 뜻하는 바가 성경에는 다음과 같이 실려 있다.
“네 눈이 미치는 곳에 네 보물도 있느니라.“
이 말을 <연금술사>라는 소설 속에 풀어서 말한 사람이 파울로 코엘료다.
“그대의 마음이 있는 곳에 그대의 보물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게.”
이렇듯 마음은 인간의 삶 속에서 별의 별 작용을 다 하는 것이다.
2003년 북한의 삼지연공항을 통해서 백두산 천지 올랐을 때의 일이다.
10월 2일이었는데, 천지에 도착하자 눈보라 속에 천지 표지석만 보이는 것이었다.
실망한 그 마음이라니, 망연자실하게 세찬 눈보라를 맞고 있는 나에게
상위 계급장을 단 북한 여자 안내원이 말하는 것이었다.
“백두산 천지는 말이외다. 조선 처네(처녀)들의 마음 같아서
하루에도 열두 번 씩이나 변덕을 부려서 오늘은 볼 수가 없습네다.“
나는 그날에야 조선 처녀들은 하루에도 열두 번씩 마음이 변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해서 열두 번만 변하는가,
하루에 오만 번도 더 변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기 때문에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을 것이다.
“사막이란 변덕스러운 여인네의 마음 같아서,
때로는 사람을 미치게 하기 때문이오.” 이렇듯 마음은 시시각각 변하는 것이다.
그래서 괴테는 <이탈리아 기행>에서
“내 마음을 둘러싸고 두 영혼이 아귀다툼을 하고 있다.”고 말했고,
클라이스트는 “내 마음속의 모든 것은 마치
뒤엉킨 실 뭉치마냥 뒤죽박죽이다.“ 라고 말했을 것이다.
마음, 다 잡고 살기도 어렵고, 다 놓아버리고 살기도 어려운 마음,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그 마음을 잘 다스리며 살아가는 것이리라.
텅 빈 채로는 아니지만 마음 비우고서, 살아가는 것, 그것 밖에 없고
마음속에 부처가 있다는데,
그 마음이 흔들리고 또 흔들리기 때문에 슬프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다.
문득 이 시간에 떠오르는 말이 있다.
“우리 현대인들은 왜 이토록 마음이 산란한 것일까? 도달할 수도
실현될 수도 없는 욕구에 왜 이토록 연연해하는 것일까?”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에서 느낀 소회다.
당신의 지금 마음도 이렇듯 산란한가?
병신년 사월 스무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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