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2

삶은 자연 속에서 와서 자연으로 돌아간다

산중산담 2016. 7. 18. 15:09

 

삶은 자연 속에서 와서 자연으로 돌아간다.

 

//

.

 

사람은 자연自然 속에 있을 때 가장 자연스럽다.

그것은 사람 역시 자연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만든 도심 속에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자연 속으로 돌아가기를 꿈꾸고

도심 속에 자연을 불어넣기 위해 노심초사한다.

삶은 자연 속에서 와서 자연으로 돌아간다.’

그것이 인간을 규정하는 가장 단순명료한 진리이기 때문이다.

그런 자연을 고금으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예찬했다.

 

화가에게는 자연이 가장 훌륭한 스승일세.

자연은 수없이 많은 아름답고 놀라운 형상들을 만들어내고,

색채의 빛과 그림자를 제공해준다네.

그렇기 때문에 숙련된 손과 제대로 된 눈은 색깔을 마련하고

섞는 기술을 바탕으로 자연을 가장 완벽하게 모방할 수 있는 걸세.

따라서 이 예술들이 주는 기쁨을 짐작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네.

나이팅게일의 노랫소리, 귓가를 스치는 바람 소리,

그리고 찬란한 햇빛과 색깔과 형상들은 우리에게 호감을 준다네.

그 까닭은 그것들이 우리의 감각에 호소하기 때문이라네.

게다가 우리의 감각은 자연의 산물들에서 기쁨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자연을 예술적으로 모방한 것 역시

우리에게 기쁨을 주는 거라네. 자연 역시 자신이 지닌 위대한 예술성에서

기쁨을 얻고 싶어 한다네.

그래서 자연은 스스로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걸세.

그런 다음 자연은 자신의 찬란한 모습을 보고 기뻐하고,

사물들로부터 매력과 즐거움을 추출해 낸다면

그리고 이 매력과 즐거움을 언제 어디서든

자신이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한 뒤에 훨씬 다양한 형태로 내놓는 것일세.“

노발리스의<푸른 꽃> 37페이지에 실린 글이다.

 

자연 속에 인간이 이 세상에서 느낄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세상의 모든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부터,

어찌 자연을 경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세상의 모든 사물들도 그렇지만 특히 사람이라는 것,

사람의 얼굴 표정 하나하나가 세포하나하나가,

기막히게 잘 정돈 된 하나의 예술품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동학사상에서 말하는 것처럼 사람을 공경하고 섬길 수 있는 것이다.

 

자연이 하는 일을 알고 사람이 하는 일을 알면

인간의 지혜(人知) 중 최고이다.

자연이 하는 일을 아는 자는 자연 그대로 살아가고,

사람이 하는 일을 아는 자는 자기 지식이 아는 것으로써

알지 못하는 바를 키워()간다.

이와 같이 하여 그 천수天壽를 다 하고 도중에 일찍 죽지 않음이

바로 사람의 지식으로써 훌륭한 것이다.“

<장자> 대종사 제 6에 실린 글이다.

 

자연 속에서 자연스레 살다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인간의 삶 속에서 가장 복 받은 사람의 삶일 것인데,

인위적으로 만든 것에 정신과 육신이 팔려 살다가

어느 날 쓸쓸히 돌아가는 인간들이 너무도 많다.

 

나는 자연에 속해, 자연 속에 있으며,

내가 존재하는 것이 자연의 덕택임과 동시에 자연을 위해 있는 것이다.”

조르쥬 상드가 소녀 시절에 쓴 글이다.

 

자연 속에 있을 때 자연과 동화 되어 자연이 말하는 소리,

자연이 노래하는 소리를 자연스레 들을 수 있다.

 

바로 다음과 같은 절창,

강은 풍경의 눈이잖아요.”

노발리스의 <푸른 꽃> 160페이지에 실린 글이다.

그대여! 모든 것 제쳐두고 자연 속으로 나아가고 싶지 않은가?

 

병신년 오월 열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