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2

당신에게는 어떤 아름다운 비밀들이 있는가?

산중산담 2016. 11. 30. 19:19

 

 

당신에게는 어떤 아름다운 비밀들이 있는가?

 

 

인생을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저마다 생각하는 것이나 관점이 다를 것이다.

인생이란 어쩌면 살아가면서 하나하나의 수수께끼를 풀다가

가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저마다 혼자 감당해야 할 비밀

하나하나 더해가다가 마무리 짓는 것일 수도 있다.

숨기어 남에게 드러내거나 알리지 말아야 할 일

밝혀지지 않았거나 알려지지 않는 내용이라고 <어학사전>

실려 있는 그 비밀을 두고 옛 사람들은 이런 저런 말을 남겼다.

 

자기의 사사로운 일은 비밀로 하라. 친한 사람에게도 그들이 객관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자기만을 보여 주고 그 밖의 것은 어디까지나 덮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자기의 사사로운 비밀을 알려주면 나중에 뜻하지 않은 피해를 받을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남들에게 자기의 분별력을 표시할 때 말보다 침묵으로 나타내는 것이 훨씬 나을 때가 있다. 전자는 허영에 속하고 후자는 지혜에 속하기 때문이다.(...)

옛날부터 처세에 관한 가르침에 과묵함을 지키라고 강조한 것은 이 때문이다. 여기서는 특히 인상적이면서도 세상에는 흔히 알려지지 않은 아라비아의 격언을 두세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그대가 적에게 알려서는 안 되는 것은 그대의 친구에게도 이야기하지 마라.’

내가 자신의 비밀을 입 밖에 내지 않으면 비밀은 나의 노예가 되지만, 밖에 내면 주인이 된다.“

침묵의 나무에는 평화의 열매가 열린다.”

독이의 철학자인 쇼펜하우어의 <권고와 잠언>에 실린 글이다.

 

그렇다면 그 비밀이란 것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비밀이 무엇이냐고 ? 모든 것이 비밀이지, 이 세상 모든 일에 하느님의 비밀이 숨어 있지. 한 그루의 나무, 한 포기의 풀에도 바로 그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게다. 조그마한 새가 지저귀는 것이나, 밤하늘에 수없이 많은 별들이 반짝이는 것이나, 모두 다 똑같이 이 비밀스런 섭리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거야. 바로 저 세상에서 인간의 영혼을 기다리고 있는 그 기운 속에 가장 커다란 비밀이 담겨 있는 거야.”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미성년>에 하 783 페이지에

실려 있는 것처럼 세상의 모든 것이 다 비밀인 것이다.

나만이 알고 있는 비밀, 둘만이 알고 있는 비밀,

그 비밀이 아름다운 것은 그 비밀이 세상의 균형을 유지 해주기 때문이다.

비밀들이 비밀로 있다가 이 세상에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날 때

그것은 비밀이 아니고, 그 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이 세상을 돌아다닌다.

비밀입니다. 비밀이라니요, 나에게 무슨 비밀이 있겠습니까.

나는 당신에게 대하여 비밀을 지키려고 하였습니다마는

비밀은 조금도 지켜지지 아니하였습니다.

 

나의 비밀은 눈물을 거쳐서 당신의 시작으로 들어갔습니다.

나의 비밀은 한숨으로 거쳐서 당신의 청각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밖의 비밀은 한 조각 붉은 마음이 되어서 당신의 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비밀은 하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비밀은 소리 없는 메아리와 같아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한용운 시인의 <비밀>은 그 비밀의 감미로움과 쓸쓸함,

그리고 우리 인간들이 도저히 알 수 없는 먼 곳으로 향하는

그리움처럼 다가오면서 멀어져가는 것과 같다.

 

괴테는 말했다.

비밀을 간파하려고 노력하지 말라.”

디미트리우스 역시 다음과 같이 말했지 않은가?

 

자연은 불필요한 비밀들만을 은폐시키고,

인간이 알 필요가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인간의 능력과 시야의 범위 내에 그것들을 제공해준다.“

비밀숨어 있을 때나 드러나지 않았을 때는 아름다워서

혼자서도 미소 지을 수 있는 것이면서

드러나면 아름다움을 잃어버리는 그 비밀,‘

당신에게는 어떤 아름다운 비밀들이 있는가?

 

병신년 유월 열이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