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約束에 대해 생각한다.
약속約束에 대해 생각한다.
“장래의 일을 상대방과 미리 정하여 어기지 않을 것을 다짐함:
이라고 국어사전에 실린 약속,
상대가 있는 약속도 중요하지만 내가 나 자신과 다짐하거나
맺는 약속이 더욱 더 중요하다.
그렇다면 옛 사람들은 어떤 약속을 중요시 했는가?
“나에게 있어서의 아름다움,
즉 나의 영혼에 있어 필요한 성격을 약속하는 것,
그것은 관능적인 매력을 초월한 것이다.
관능적인 매력이란 하나의 특별한 매력에 불과할 뿐이다.”
스탕달의 <연애론>에 실린 글이다.
스탕달의 이 말에 덧 붙여서 알베르 카뮈는
<작가 수첩>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아름다움은 행복의 약속이라고 스탕달에 이어 니체가 말했다.
그러나 그 행복 자체가 없다면,
아름다움이 무엇을 약속할 수 있을까?”
이처럼 약속이란 서로의 행복, 아니 자신의 행복을 위한
하나의 장치 일수도 있고, 자신을 통제하면서
어느 순간에 더 자유롭게 될 통과 의례일지도 모르겠다.
“온당하지 않은 약속은 무효이다.” 라는 말이 있다.
약속은 서로의 신뢰 속에서 이루어지는 마음까지도 서로 허여許與하는
최상의 믿음이다. 그러므로 서로 한 점 의심이 없이 주고 받을 때
이어진다는 것이다ㅣ.
“나는 약속을 정확히 지킬 수 없어요. 항상 늦죠,
나는 시간을 지배하고 싶어요., 만나기로 한 약속을 지키려는
솔직하고 선한 의지는 있지만, 주변 세계 혹은 내 육체가
늘 이러한 의지를 꺾어 내 연약함을 증명하죠.
이것이 아마 내 질병의 뿌리일지도 몰라요.,”
프란츠 카프카의 말이다.
약속을 지킨다는 것, 그것이 항상 어렵다.
왜냐하면 시간 속에서 인간은 항상 방황하기 때문이고,
어느 날, 어느 시간에 문득 또 다른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상대방과 맺은 약속도 중요하지만
내가 나 자신과 맺은 약속,
그 약속을 지키는 것은 그 만큼 더 어렵다.
나 역시 어린 시절 나하고 맺은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매일 글을 쓰고, 매일 떠나고, 매일 돌아오고
그게 나의 일상이다. 그런데 가끔씩 예기치 않은 일이나 여행,
그리고 여행지에서 인터넷이 안 될 때 글을 못 쓰는 고통,
그게 그처럼 나를 옭아 맬 때가 있다.
내가 나하고 맺은 그 약속이 나를 구속하는 것이다.
여행 내내 나를 괴롭히고 구속하는 것,
“우리들은 희망을 걸어 약속을 하고,
근심 때문에 약속을 지킨다.”
"나는 이런 삶을 살아야겠다."
이것이 약속의 불편한 함정이지만,
그 약속을 되도록 지키는 것이
자신도 편하고 타인도 편하고, 하나하나 이루어가는 기쁨이 아닐까?
당신은 자신과 어떤 약속을 하고서 지켜나가고 있는가?
2016년 7월 26(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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