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2

인생을 단순하게 살아야 하는데

산중산담 2016. 11. 30. 19:51

 

인생을 단순하게 살아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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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단순하고, 따라서 어떤 일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그 일 자체에만 신경 쓰면 된다.” 라고 여기는 사람이 있다.

반면에, “세상은 복잡하고 세상사는 예측할 수 없이 자주 바뀌기 때문에

매 순간, 모든 것에 신경을 써서 살아야 한다.” 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세상이 통제가 가능하다고 여기는 사람들과,

세상은 통제하기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사람의 차이다.

남들이 생각하는 나는 어떻게 생각하며 사는 사람일까?

어떤 사람은 나를 아주 단순하게 사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나를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며 사는 사람이라고 여긴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단순할 때가 많다.

왜냐하면 내가 좋아하는 어떤 사물을 만날 때는 그전에 하던 일이나

다음에 일어날 일도 잊어버리고 오로지 그곳에만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머리 속에는 수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가고 있기 때문에

꼭 단순한 사람만은 아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나의 한 단면만을 보고 이렇게 저렇게 평하는 것이다.

나는 매 순간 단순하게 살자고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어느 것이 진정한 단순성일까?

 

어떤 것을 단순하게 바라보는 것이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 중의 하나이다. 우리의 마음은 아주 복잡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단순성이라는 속성을 잃어버렸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단순성이란 옷이나 음식의 소박성,

말하자면 허리에 걸치는 간단한 옷(로인 클로스)만을 입는다든가,

단식일수의 기록을 깬다든가 기타 성인들이 계발,

연마한 미숙한 난센스를 말하는 게 아니라,

사물을 공포 없이 똑바로 바라볼 수 있는 순진성을 말하며,

어떤 구김살 없이 우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단순성,

우리가 거짓말을 할 때, 그것을 은폐하거나 그것으로부터 도망치지 말고,

거짓말을 한다고 말 할 수 있는 순진성을 말한다.“

크리슈나무르티의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에 실린 글이다.

 

순수하다는 것, 순진하다는 말을 듣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수하다는 것이야 말로

세상의 모든 질서와 선의 출발점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거의 모든 것을 버린 완전한 단순함의 상태에서

비로소 모든 것이 편안할지니.“

엘리엇은 이렇게 말했다.

아무 것도 기대하지 말라. 그저 단순하게 감탄하며 살아라.”

앨리스 워커는 이렇게 말하고 있지만

세상은 우리의 마음과는 또 다른 형태로 전개 되어 나가는 것,

그래서 매일 매일의 삶이 복잡하고 어수선하다.

간소하게 살라. 간소하게 살라! 그대의 일을 두 가지나 세 가지로 줄일 것이며,

백 가지나 천 가지가 되도록 하지 말라.

자신의 인생을 단순하게 살면 살수록

우주의 법칙은 더욱 더 명료해질 것이다.

그때 비로소 고독은 고독이 아니고 가난도 가난이 아니게 된다.”

월든의 숲 속에서 살았던 소로가 말하고 있는 단순하게 사는 것, 그것이

쉬운 일일 것 같지만 살아갈수록 더 어렵고 힘들다.

 

인간의 뇌가 우리가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하다면,

우리는 너무 단순해서 그것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퍼그의 말이 더 설득력을 얻는 요즈음의 나날,

온갖 미련의 베‘ ’아쉬움의 베‘ ’부족함의 베

단 칼에 자를 수 있으면 좋으련만.......

나는 허망하게 꿈꾸고 기다리고, 하면서 세월을 죽이고 있으니,

2106920(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