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2

이 세상을 사는 ‘삶’이라는 것

산중산담 2016. 11. 30. 20:04

 

이 세상을 사는 ‘삶’이라는 것

 

 

사람마다 다르지만 이란 것이 묘한 것이라서

그 삶의 한 가운데에 있으면서

그 삶의 지겨움을 한 순간 조차도 못 견뎌 할 때가 있고,

그 삶이 즐거워 삶의 매 순간들을 잊고 살 때가 있다.

그것은 삶의 형태가 사람마다 다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고,

그 삶의 무게 역시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이는 오래 된 속담이지만,

우리 스스로는 이 세상을 놓지 않고 있으면서,

이 세상이 우리를 놓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공연히 한탄하고 있다.”

 

카프카의 말이다.

그 말과 같이 저 마다 다른 잣대를 들이대고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삶이리라, 그 삶이 아침노을처럼 희망으로 타오를지,

아니면 금세 지는 석양에 노을처럼 금세 사라질지

그것은 누구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삶은 기다림이라는 것, 그것이다.

 

태어나자마자 죽음을 향해 죽기 살기로 달려가는 것도,

살겠다고 발버둥치는 것도,

언젠가 오리라는 희망 하나 가지고 아우성치며 사는 것도,

다 기다림의 또 다른 표현이라는 것을,

나이 들면서 조금씩, 조금씩 깨닫는다.

 

스산한 바람이 스치고 지나가는 시골 버스 정류장에서,

그리운 사람이 타고 오리라는 희망 하나 가지고

올지 안 올지도 모르는 막차를 기다리고,

긴 가뭄 끝에 온 대지를 적실 비를 기다리고,

그렇게 기다리는 세월, 그 기다림이 삶이라는 것,

태풍 차바가 몰아 온 비가 저녁 내내 내 영혼을 두드리고

지금도 저렇게 줄기차게 내리는 데,

빗줄기 속에서 오늘 나는 어떤 그리움으로 하루를 살아가고

그 어떤 사물이, 그리움이 내 앞에 불쑥 나타나기는 할 것인지?

 

2016105일 수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