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3

아직도 내 안에 남은 욕심,

산중산담 2016. 11. 30. 20:23

 

아직도 내 안에 남은 욕심,

 

 

가만히 앉아 있으면 마음이 조용하지만,

새가 노래라도 하면 마음은 평화를 잃는다.”

어느 수행자의 말이다.

 

나 역시 그렇다.

세상의 조그만 일에도 끝없이 관여하고

그리고 곧잘 후회한다.

내가 이렇게 사는 것이 온당한가? 아닌가?

그것은 아직도 내가 이 세상에

미련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고,

미세한 바람결에도 흔들린다는 것이고,

아직까지 방황이 계속 되고 있다는 것이며,

결국 아직도 버리지 못하는 욕심이

내 안에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버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무한정 채울 수도 없는

욕심을 두고

다음과 같은 글을 썼던 것이

삼십여 년 저편의 일이다.

 

욕심

 

가진 것

다 버리고

떠날 수 없음이

서럽다.

 

주어도

주어도 남을

많은 것 없음이

서럽다.

 

버리면 버릴수록

개운 할

주면 줄수록

가슴이 벅찰

온 누리 퍼지고도 남을

햇살 같은

크나큰 마음

 

밀려오는 부서지며 밀려드는

파도가 아님이

올라도, 올라도

푸름 속에 높아가는

 하늘이 아님이

 

이렇듯

가슴속 지반을

뒤 흔들어

못내 서러움에

울먹이게 하는데,

 

주어도

주어도 남을

많은 것 없음이

이리도 서럽다.

 

1985.7.16  

 

얼마나 많아야 나눌 수 있을지,

얼마나 모자라야 버릴 수 있을지,

이래저래 밤은 길기만 하다.

 

2016115(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