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1900년 여름의 일이다.
전주 모악산 대원사에서 한 남자,
동학농민혁명이 실패로 돌아간 뒤 세상에 회의를 느낀 채
온 나라 산천을 방랑했던 증산 강일순 선생이 오랜 기도 끝에
깨달음을 얻고서 이렇게 말했다.
“선천시대는 ‘양陽’ 즉, 남자의 시대였으나
후천시대는 ‘음陰’ 즉, 여자의 시대가 올 것이다.
그 시대는 여자가 아무것도 아닌 시대였다.
그는 과부였고 무당이었던 고판례라는 여자에게
선천과 후천이 뒤집어 지는 큰 천지굿을 통해
세계 종교 역사사상 최초로 여자에게 법통을 넘겼다,
그 뒤로 백여 년의 세월이 흐른 뒤
그의 예언이 들어맞아 여성들이 여기저기서 주인이
되는 시다가 열렸고 급기야 여자가 대통령이 되었다.
얼마나 신기한 일인가?
무릇 ‘살림은 여자가 잘 한다.’는 옛말처럼
우리나라 살림살이를
늘려주고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어 줄 것이라 굳게 믿었는데.
또 한 여자가 그늘 속에 숨어 있다가 느닷없이 나타나
온 나라가 떠들썩하고 모든 사람들을 집단
자괴감과 무력감에 빠뜨려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바다 건너의 모 여자가 대통령이 되어
여자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주리라 믿었는데
그 또한 일장춘몽이 되고 말았으니.
“어머니 당신의 아들이 울고 있어요.
어려운 시절이 닥쳐올 거예요.“
이성복 시인의 시 구절이 떠오르는 시절이다.
나는 페미니즘도 아니다.
그렇다고 진보주의자도 보수주의자도 아니며,
나는 여자와 남자를 구별하는 사람도 아니다.
다만 이 땅에 한 사람 한 사람이 우주이자 주인라고 여기며 살아왔고
그렇게 살아갈 뿐이다.
서로가 서로를 공경하고 섬기고 사랑하며 사는 나라.
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하고
사람도 자연의 일부로 살다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그런 세상을 염원하며 살아갈 뿐이다.
그래도, 그래도 삶은 계속되어아 하고
어떻게 살 것인가?
“여성들이여! 테러리스트가 되라.”
이렇게 말했던 누군가의 말을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우리 모두 테러리스트가 되자.”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개개인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모두가 평등하게
서로가 서로를 믿고 사랑할 수 있는
놀라운 힘을 세상에 전파하는
아름다운 테러,
그 테러리스트가 되자.
2016년 11월 10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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