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3

인생의 어느 시기,

산중산담 2016. 11. 30. 20:25

 

인생의 어느 시기

 

 

인생의 어느 시기,

그 시기를 잘 살아낸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을 잘 알면서 어떤 사람은

어영부영 허송세월 보내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어떤 사람은 죽기 살기로 사는 사람도 있다.

멀리서 보면 요지경처럼 다채로운 인간의 삶의 모습들 중

소년시대를 괴테는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소년시대

반은 어린이 장난으로

반은 하느님을 마음에 모시고.“

 

아직은 성장기라고 주체적으로 사는 것이 아닌

수동적인 삶의 모습이다.

C. 빈터라는 삶이 묘사한 청년시대는 그와는 사뭇 다르다.

 

청년시대!

구걸, 이는 우리의 일이 아니다!

젊은이는 스스로 인생의 길을 가며 힘으로써 보배를 빼앗나니.“

 

인생의 주체로서 보다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삶의 형태를 그린 글이다.

죽이 되던 밥이 되던, 삶은 살아내야 할 그 무엇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셰익스피어가 <리어 왕>에서 묘사한

스물다섯 살청년의 고뇌는 보다 더 구체적이다.

 

스물다섯 살,

......이렇게 우리는 날을 보내자.

기도하고, 노래하고 옛 이야길 하고,

금빛 나비같이 웃고 지내자.

가련한 자에게서 궁중 소식을 듣고,

누가 지고 누가 이기는지. 누가 세력을 잃는지,

그들과 같이 우리도 지껄여보자꾸나.

깊고 깊은 비밀을 알아낼 양,

인생의 신비를 이야기하자구나.

이렇게 옥중에 살아남아서

달이 차고 기움에 따라 바뀌는

두목들의 당파 싸움의 흥망도 보자꾸나.“ <리어 왕>

 

인생은 살아 있는 매 순간이 전쟁터이다.

그래서 승자는 한쪽에서 웃으며 행복해하고

패자는 한 쪽 모서리에 피 흘리고 죽는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살면서

죽이고 죽는 싸움터,

 

인생이 다하는 날에야,

그렇게 살아왔음을 후회하는 그것이 바로

인생이라는 데,

나의 지금 삶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바늘 하나 떨어져도 천둥소리처럼 들릴 것 같은

이 고요 속에 이 마음이 일면 무섭게 느껴지는

이 시간의 이 설명할 수 없는 고독,

2016119일 수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