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3

이 세상을 사는 지혜.

산중산담 2017. 4. 10. 13:24

 

 

이 세상을 사는 지혜.

 

세상을 이렇게 저렇게 살다가 보니

내성이 생겼는지, 그 어떤 것에도 크게 놀라지를 않는다.

이미 있어온 일이고, 이미 겪었던 일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어디 있으랴.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러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도 세상은 항상 요지경속이며 기가 찰 일이다.

작은 것은 작다고 하면서도 그 작은 일에 화를 내고,

어안이 벙벙하기도 하는데, 과연 세상의 이치가 그런 것일까?

대체로 작은 것의 입장에서 큰 것을 보면 그 전체를 볼 수가 없고,

또 큰 것의 입장에서 작은 것을 보면 그것을 분명하게 볼 수가 없다.

미소한 것은 작은 것 중에서도 작은 것이요.

거대한 것은 큰 것 중에서도 큰 것이어서 그 대소가 본래 다르기 때문이다.

이는 자연적인 추세인 것이다.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형태를 가진 거대한 것이며,

의사를 전달 할 수 있는 것은 형태를 가진 절묘한 것일 뿐이다.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나 의사를 전달할 수 없는

크고 작은 형태의 기준에 의하여 국한시킬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큰 를 지닌 사람의 행위는 절대 남을 해치지 않고,

자기의 사랑이나 은혜를 과시하지 않거니와,

또한 이익을 위해 마음을 쓰지 않으며, 문지기를 업신여기지도 않는다.

재물을 위해 남들과 다투지도 않고,

남을 위해 사양하는 것을 미화하지도 않는다.

일을 하는데 남의 힘을 빌리지도 않고,

그렇다고 자기 힘으로 살아가는 것을 과시하지도 않으며,

더러운 욕심에 탐욕 하 는 사람을 천시하지도 않는다.

그것은 시비是非라는 것이 분별할 수 있는 표준이 없는 것이고,

대소의 크기라는 것도 한계를 지울 수 있는

표준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옛말에도 도인道人은 이름을 구하지 않고

덕인德人은 소득을 취할 줄 모르고,

대인大人은 자아를 망각한다고 했으니,

이런 사람들은 자기의 본분에 의거하는 사람이니,

곧 덕의 극치에 다다른 것이다.“

<장자> 내편 추수秋水에 실린 글이다.

 

이렇게 살아야 하는데, 이렇게 사는 것은

유령이나 신선과 같이 이 세상에서 사는 것이 아닐 수도 있으니,

매일 싸우고, 미워하고, 매일 분노하고 슬퍼하며 사는 것이

인간 세상의 일, 그저 그러려니 하고 하루를 보내고

아쉬워하고 연연해하면서 살아가는 이 삶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이렇게 또 하루가 열리고 있는데,

 

2016127일 수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