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터질 환호성歡呼聲처럼
어둠 가시지 않은
칠흑 같은 새벽,
어디론가 이어질 길이 있으리라 여긴 채
길을 나섰다.
괴나리봇짐 하나 짊어지고,
세상의 근심 다 가슴에 안고
길을 나섰다.
길에 나서긴 나섰는데,
길의 초입에서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가로등 하나 없이 캄캄하기만 한 길,
바람이 불고, 무서리 내리고,
쓸쓸하면서도 황량한 길,
그 길을 걷다가 어느 순간,
어디선가 모르게
눈앞에 환하게 나타나는 불빛들,
하나가 둘이 되고,
두 개가 세 개가 되고,
열 개가 백 개, 백 개가 만개가 되는
불빛들의 군단,
하나둘 씩
그 불빛이 희망이 되고
꽃이 되어 꽃비가 내리는 경이,
그게 가능한 것이 ‘삶’이다.
“벚나무 가지를
부러뜨려 봐도
그 속엔 벚꽃이 없네.
그러나 보라. 봄이 되면
얼마나 많은
벚꽃이 피는가?“
일본의 선승禪僧 이뀨(1384~1481)가
노래했던 그 벚꽃들과 같이
아름다운 희망의 꽃들이 은하수처럼,
언젠가 터질 환호성歡呼聲처럼
쏟아져 내리는 그 시간이
바로 지금일지도 모르고
한 숨 늘어지게 잔 뒤
그 때일지도 모르는 것을,
2016년 12월 6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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