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는 없고, 불의만 판을 치는 이 세상에서.
TV나 신문을 보아도 사람들과 만나도 들리는 소문은 최 모라는 여자와 대통령으로 재직했다가 탄핵당한 어떤 여자의 이야기뿐이다. 정의는 없고, 불의만 판을 치는 나라, 이게 무슨 나라인가? 자괴감만 해일처럼 밀려오고, 또 오는 이 나라, 언제부터 이 나라가 그런 나라였는가? 오래 묵은 책을 들여다보면,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정의와 칼날이 번쩍이는 곳에 불법의 악마가 반드시 항복하며. 정의의 깃발이 펄럭이는 곳에 초휘의 공이 반드시 도래하나니, 그런 까닭에 인민은 정의로써 보존될 수 있으며, 나라는 정의로서 독립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한국 동포는 정의가 아주 없음은 아니나, 거의 모두가 큰 것을 잃고 작은 것을 얻을 뿐이니, 그런 까닭에 나라가 아슬아슬한 위기에 처하여 있어도 슬퍼 애도하는 자가 드물며, 다른 민족이 불길을 내뿜으매. 길을 인도하는 자가 사방으로 달아나 인도人道의 멸망함이 이미 극도에 달하였다. 아, 오늘의 동포가 정의에 힘쓰지 않으면 안 되겠다. 이에 대하여 소극적으로 한 마디 하건대, 첫 번 째 사리심私利心을 아주 없애야 하 것이다. 사리심의 강대强大는 한국 동포의 일반적 폐단이다. 이 때문에 혹 한 사람을 해치며, 혹 한 군郡을 해치고, 작으면 백성을 속이고, 재물 빼앗기를 옳게 여기며, 크면 임금을 팔고, 나라 팔기를 꺼리지를 않아서 위아래가 모두 도도하게 사리私利만을 추구하니, 오늘날 인민이 쇠약하여지고, 나라가 허물어짐은 이 사리심이 또한 하나의 커다란 원인이다. 그러므로 동포가 이 사리심을 아주 없애야 할 것이다.“ 아나키스트이자 독립 운동가였던 단재 신채호의 <논설> 중 <정의>에 대한 이야기이다. 자세히 사람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가관이 아니다. 대기업의 고위임원이나 기술자들이 일급기밀을 다른 나라의 경쟁회사에 팔아먹지를 않나, 나라의 국가 기밀을 누설하지를 않나. 도대체 인간으로서, 국민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이 비일비재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내 가족과 나만 무사하면 세상이 다 불타버려도 좋다. 홍수가 나도 좋다‘는 천박한 이기심과 욕심이 팽배해 있다 보니 정치인들은 오로지 정권만 잡으면 된다는 생각, 경제인들은 자기 돈 불릴 생각밖에 다른 생각은 없다. 정의만 없는 것일까? 아니다. 또 한 가지 우리 민족 구성원들에게 결여된 것을 신채호 선생이 지적하고 있다. “한국동포는 공공심이 거의 없는 동포이다. 개인이 있는 줄만 알고 사회가 있는 줄은 모르며, 가족이 있는 줄만 알고 국가가 있는 줄은 모르니, 이 어찌 뜻있는 이의 통탄할 바가 아니겠는가? 오로지 우리 동포는 공공심을 분발하여, 첫째 단체를 위하여 희생하며, 둘째 공익을 힘써 자기 동포를 자기 몸으로 생각하며, 국가를 자기 집으로 생각하라. 그러나 한국은 예부터 이기심이 굳으며, 타인을 배타하는 성격이 많은 나라이다. 공 도덕이 멸망하고, 서로 해침이 참혹하여 이번의 천지가 비참하고 암담한 노예의 소굴 속에서도 오히려 형제가 서로 잡아먹는 연극이 끊어지지 아니하니 슬프구나. 아, 동포여, 동포는 이 평등, 자유, 의용, 공공의 사상을 힘써 발휘하여 새 국민의 기초를 구축하라. 이것이 우리가 동포에게 깊이 바라는 바인 것이다.“ 신채호선생의 <공공公共>이라는 글이다. 공동 선善은 사라지고, 자기의 작은 이익에만 집착하다가 세상 사람들이 다 놀랄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더불어 살고, 그래서 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하는 나라 그런 나라에서 살아갈 때 모두가 모두를 사랑하는 그런 나날이 올 것인데, 이 참에 나라 곳곳에서 타오른 촛불의 힘과 분연히 쓰는 몇 줄의 글들이 작은 힘이 되어서 어느 순간, 아니 어느 날 문득 그런 날이 오지 않을까? 바랄 수 없는 꿈을 꾸는 이 순간에 설명할 수 없는 슬픔이 휘몰아오는 그것이 더욱 슬프다. 밤이 가장 긴 동지가 지나고 오늘부터 해가 조금씩 더 길어질 것인데, 그렇게 변하는 우주의 이치 속에서 우리가 바라는 그런 나라로 전이 되어 가는 그 경이를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2016년 12월 22일 목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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