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3

마음속의 큰 짐 하나 내려놓고,

산중산담 2017. 4. 10. 15:11

 

 

마음속의 큰 짐 하나 내려놓고,

 

 

마음속에 오랜 동안 지고 있던

큰 짐 하나 내려놓았다.

이다지도 후련하고

가벼운 걸

어찌 그리 오래도록 몰랐던가?

날아갈 듯 가벼운 마음

그래서 지난밤 꿈속에서조차

내 몸이 가벼워서

하늘을 날아다녔구나.

내가 아니면 안 될 일,

이 세상에 없다. 그 점을 명심하자.

처음엔 좋아했을망정

마음이 내키지 않을 때는 즉시

주저하지 말고 그만두자.

세상의 모든 일을 스스로 담당하든지,

아니면 확실히 벗어 던져야 한다.

그러나 자신이 맡지 않는다면

세상을 다스리는 일에 참여할 수 없고,

벗어나지 못한다면 속세를 벗어날 가망도 없으리니,“

진계유가 <취고당검소>에서 남긴 말이다.

어찌 그리 지금의 내 마음과 같은 말인가.

놀 수도 없고, 그렇다고 들고 있을 수도 없는

그 어정쩡한 짐,

내려놓고 나니 이리도 가벼운 걸,

그래, 속세를 벗어나는 일 중 하나를

하룻밤 새에 끝냈구나.

문득 호방한 생각이 들면

책도 술안주로 삼을 수 있고,

일단 호방한 마음이 생기면

구름조차도 남에게 선물할 수 있나니!“

다시 <최고당검소>에 실린 글이다.

책을 술이나 커피처럼 여기고,

길이건 아름다운 경치건

마음 내키는 사람들에게 다 주면서

걸어간다는 것, 상상만 해도

얼마나 즐거우면서 후련한 일인가.

오늘 내 마음 속이거나

어느 골목이라도 휘적휘적 거닐며

내 마음 구석구석에 봄바람을

들여놔야겠다.

훈훈한 하늬바람과

봄꽃 바람을...

 

 

201731일 수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