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의 큰 짐 하나 내려놓고,
마음속에 오랜 동안 지고 있던
큰 짐 하나 내려놓았다.
이다지도 후련하고
가벼운 걸
어찌 그리 오래도록 몰랐던가?
날아갈 듯 가벼운 마음
그래서 지난밤 꿈속에서조차
내 몸이 가벼워서
하늘을 날아다녔구나.
내가 아니면 안 될 일,
이 세상에 없다. 그 점을 명심하자.
처음엔 좋아했을망정
마음이 내키지 않을 때는 즉시
주저하지 말고 그만두자.
“세상의 모든 일을 스스로 담당하든지,
아니면 확실히 벗어 던져야 한다.
그러나 자신이 맡지 않는다면
세상을 다스리는 일에 참여할 수 없고,
벗어나지 못한다면 속세를 벗어날 가망도 없으리니,“
진계유가 <취고당검소>에서 남긴 말이다.
어찌 그리 지금의 내 마음과 같은 말인가.
놀 수도 없고, 그렇다고 들고 있을 수도 없는
그 어정쩡한 짐,
내려놓고 나니 이리도 가벼운 걸,
그래, 속세를 벗어나는 일 중 하나를
하룻밤 새에 끝냈구나.
“문득 호방한 생각이 들면
책도 술안주로 삼을 수 있고,
일단 호방한 마음이 생기면
구름조차도 남에게 선물할 수 있나니!“
다시 <최고당검소>에 실린 글이다.
책을 술이나 커피처럼 여기고,
길이건 아름다운 경치건
마음 내키는 사람들에게 다 주면서
걸어간다는 것, 상상만 해도
얼마나 즐거우면서 후련한 일인가.
오늘 내 마음 속이거나
어느 골목이라도 휘적휘적 거닐며
내 마음 구석구석에 봄바람을
들여놔야겠다.
훈훈한 하늬바람과
봄꽃 바람을...
2017년 3월 1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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