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3

산천에 피어난 꽃밭 속을 거닐면서,

산중산담 2017. 7. 24. 14:26

 

산천에 피어난 꽃밭 속을 거닐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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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을 나서면 눈에 차는 것이

꽃이 피고, 꽃이 지는 풍경이다. 그 풍경 속을 오가며

꽃을 꺾기도 하고, 떨어지는 꽃잎 속을 거니는 것,

그리고 그 꽃 속에서 잠시 흐르는 세월을

잊어버리고 그 꽃들의 향연에 동참하는 것은

봄날에 느끼는 최상의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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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걸쳐 꽃 시절은 잠시였고,

18 년간의 유배지에서 보낸 한 많은 세월과

유배지에서 돌아와 보낸 17년 간 절대 고독의 세월 속에

<다산 학>을 완성한 다산 정약용은 <방화訪花>라는 시에서

봄꽃들에 대한 소회를 다음과 같이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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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꽃 꺾어 보았지만

내 고향집 꽃만 같지 않누나.

꽃의 품종이 다른 것이 아니라

다만 우리 집에 피었기 때문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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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을 떠나서 꽃을 꺾으며

고향이 생각나고 고향집에 피는 꽃으로 생각이 전이해가면

집에 대해서 느끼는 감회가 얼마나 새록새록 더하겠는가?

내 집에 피어 있던 꽃이라,’

풀어서 말하면 이물 없다.’라는 우리말,

사전적 의미로는

서로 친하여 거북하지 아니하고, 행동에 구애되는 것이 없다.’

그래서 그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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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을 거닐면서도 고향을 생각하고,

꽃의 향내를 맡으면서도 고향집이 어른거리며

꽃 꺾어 배낭 뒤에 꽂고 걸으면서도 고향의 향수에 사로잡히는

여리고 순수한 봄날의 마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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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또 내일은 어느 곳으로 나아가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 사이를 거닐면서

침묵으로 들려주는 세상의 이야기를 들을 것인지,

2017413일 목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