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천에 피어난 꽃밭 속을 거닐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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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을 나서면 눈에 차는 것이
꽃이 피고, 꽃이 지는 풍경이다. 그 풍경 속을 오가며
꽃을 꺾기도 하고, 떨어지는 꽃잎 속을 거니는 것,
그리고 그 꽃 속에서 잠시 흐르는 세월을
잊어버리고 그 꽃들의 향연에 동참하는 것은
봄날에 느끼는 최상의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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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걸쳐 ‘꽃 시절’은 잠시였고,
18 년간의 유배지에서 보낸 한 많은 세월과
유배지에서 돌아와 보낸 17년 간 절대 고독의 세월 속에
<다산 학>을 완성한 다산 정약용은 <방화訪花>라는 시에서
봄꽃들에 대한 소회를 다음과 같이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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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꽃 꺾어 보았지만
내 고향집 꽃만 같지 않누나.
꽃의 품종이 다른 것이 아니라
다만 우리 집에 피었기 때문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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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을 떠나서 꽃을 꺾으며
고향이 생각나고 고향집에 피는 꽃으로 생각이 전이해가면
집에 대해서 느끼는 감회가 얼마나 새록새록 더하겠는가?
‘내 집에 피어 있던 꽃이라,’
풀어서 말하면 ‘이물 없다.’라는 우리말,
사전적 의미로는
‘서로 친하여 거북하지 아니하고, 행동에 구애되는 것이 없다.’
그래서 그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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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을 거닐면서도 고향을 생각하고,
꽃의 향내를 맡으면서도 고향집이 어른거리며
꽃 꺾어 배낭 뒤에 꽂고 걸으면서도 고향의 향수에 사로잡히는
여리고 순수한 봄날의 마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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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또 내일은 어느 곳으로 나아가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 사이를 거닐면서
침묵으로 들려주는 세상의 이야기를 들을 것인지,
2017년 4월 13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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