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고 가는 시간의 길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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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컴퓨터 앞을 벗어나지 못하다가
저녁을 먹고 비스듬히 벽에 등을 기대자
불현 듯 피로가 밀려왔다.
동트자마자 저물어가는 하루, 세월이 그렇다.
무상無常하다고 밖에 어떤 말도 수식어도 필요치 않는 그 세월을
어느 누가 붙잡을 수 있고,
촌각을 다투고 흐르는 그 세월 앞에서 어느 누가
무심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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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나 불행이라는 것도 그렇다.
그 행복이나 불행이 진실로 존재하는지 않는지
그 역시 누구도 모르는 채
지나가는 것이 삶, 그 속에서
어떻게 행복이나 불행이라는 것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고 느낄 수 있겠는가?
그냥 지나가는 행복을
괴테는 <경고>라는 시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어디까지 방황하며 멀리 갈 셈인가?
보아라, 좋은 것은 여기 가까이 있다.
행복을 찾는 법을 배워라.
행복은 늘 당신의 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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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지금 여기, 당신 곁에 있다고 나에게
괴테가 나직하게 속삭이는데, 그 소리를 듣지 못한 나는
화살 같이 지나가는 그 행복의 꼬투리를 붙잡지도 못한 채
보내 버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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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 어둠이 내리고 밤이 깊어 가다가 다시 동트는 이 새벽에,
무기력하게 앉아서 이런 저런 생각에 잠기는 나 자신에게
좀 더 질서 있는 삶을 살라고 채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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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간은 모두가 모순과 엇갈림의 덩어리이다.”
몽테뉴가 나를 위해 한 말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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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모순 속에서 하루를 맞고 보내는 나,
내가 나에게 화살이 되어 날아와
나를 상하게 하는 하루,
그 하루가 이렇게 어둠 속에 저물어가고 또 다가오는데,
나는 어떤 덧없는 꿈을 꾸면서
오늘을 숨죽이며 살아갈 것인지,
알다가도 모르는 이 시간 속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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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들리는 시계의 초침소리,
나를 일으켜 세우는 소리,
나를 무너뜨리는 소리,
나를 일어나라 깨우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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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17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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