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매도와 조도에서 돌아와 느끼는 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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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섬으로 오가면서 이틀을 보냈습니다.
아침 일찍 진도의 팽목항에서 관매도가는 배에 오르고,
한 시간 20분만네 도착한 관매도에서 관호마을을 지나
돌묘와 꽁돌을 보고, 하늘다리에 갔습니다.
하늘 다리에서 내려다 본 협곡을 보며
즉석에서 지중해에 있다는 에게해를 떠올려서
에게해라고 명명하였습니다.
다리가 그만큼 작은 곳이라 에게게를 연발하다가 지은 이름입니다.
돈대봉을 올라 샛배로 이어지는 산길을 걷고,
관매도의 명물인 소나무 숲과 천연기념물인 후박나무에서 노닐고,
관매해수욕장을 거닐고 배에 올라 도착한 조도는
길이며, 밭이 온통 톳과 쑥이 지천인 곳이었습니다.
도리산 전망대에 올라 세월호의 상처를 안고 저무는 뱅골도와
동거차도 서거차도를 보면서 삶과 죽음을 떠올렸습니다.
누구나 오면 가는데, 그 가는 모습이 저마다 아름다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채 간 옛 사람들 때문에 마음이 못내 쓸쓸했던 것이지요.
그리고 어제 올랐던 창유항 뒷산,
산길도 바위도, 그리고 그산에서 보이던 관매도는 말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었습니다.
푸른 하늘 푸른 바다, 푸른 산,
세상의 모든 것이 자연의 품안에서 푸르기만 했습니다.
내가 자연이 되고, 자연이 내 마음이 되던 시간을 마무리하고
돌아오던 뱃전에서 바라보던 조도,
가끔씩 마음이 허전하고 쓸쓸할 때 나는 그 산에서 보던
그 바다를 떠올릴지도 모릅니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나는 자연 예찬론자가 되고, 그래서
가끔씩 디드로의 말을 떠올립니다.
“자연의 미가 첫째이고, 예술 형상의 미가 그 다음이다.”
그렇습니다. 아무리 완벽한 예술일지라도 자연의 미,
자연의 감성을 따라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자연 속에 있을 때에는 권력도, 부도, 명예도 스치고 지나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시간과 같이 부질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이 갖고자 하는 부는 자연 속에서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자연의 의도에 비춰본다면 가난이 최대의 부유함이며,
한계를 모르는 부유함은 커다란 가난이다.
쓸데없이 많은 재산이야말로 인간을 불행하게 만드는 씨앗이다.”
에피쿠로스의 말입니다.‘
세 끼 밥, 걱정하지 않고,
남에게 손 빌리지 않을 정도면 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조금씩, 조금씩 욕심을 줄이며 사는 것.
삶을 윤택하게 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자연 속에서 돌아와 느끼는 소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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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5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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