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길을 가는 나그네.
나뭇잎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나는 그 길을 가는 나그네,
머리 위에도 잎이 지고, 발걸음 옮기는 그 사이에도 잎이 지고,
그래, 가을이 곧 가고 겨울이 오겠지,
겨울은 침묵의 계절, 그 계절에도
내가 꿈꾸는 그 쓸쓸한 아름다움이 도처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내가 찰나에 경탄하고. 눈이 멀어버리고 마음이 녹아내릴 듯한
그런 풍경을 겨울에도 볼 수 있을까?
그리하여 내가 나를 벗어나 새로운 나로 거듭날 수 있을까?
독일의 문호 괴테의 <파우스트>에는 ‘그 ’경탄‘에 대한 구절이 실려 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노력하는 사람을 구제하려는 신에 대해서
부정적인 악마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를 유혹할 수 있다고 내기를 한다.
온갖 지식에 절망하고 있던 파우스트가 자살하기 직전
악마가 나타나 유혹을 한다.
두 사람은 그곳에서 내기를 한다.
‘이 세상의 모든 쾌락을 체험하게 해주는 대신
파우스트가 어느 한 순간에 대해서
“멈추어라 순간이여,‘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
라고 경탄한다면 악마에게 영원히 영혼을 내어 주기로 약속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20대 청년으로 젊어진 파우스트는 아름다운 소녀와 사랑도 나누고
전설 속의 미녀와 만나서 결혼도 했다.
파우스트는 이 땅을 개발하여 낙원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다가 그의 나이
100살이 되어 마침내 맹인이 되었다.
그때 문득 마음의 눈이 더욱 밝아지면서
“멈추어라,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라고 경탄하게 된다.
그 말을 들은 메피스토펠레스가 자신이 승리했다고 착각한다.
그 순간 천사들이 나타나 파우스트를 천상으로 데려가며
다음과 같이 합창을 한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모든 회개하는 연약한 자들아.
구원의 눈초리를 우러러보라.
감사하며 스스로를 변모시키기, 위해
마음씨 착한 사람들이
누구나 받들어 모시는 동정녀요. 어머니요.
여왕이시여, 길이길이 베푸소서.
일체의 무상한 것은 한낱 비유일 뿐
미칠 수 없는 것은 여기서 실현되고,
말할 수 없는 것은 여기서 이룩되었네.
영원한 여성이 우리를 이끌어 올리리라.“
<!--[if !supportEmptyParas]--> <!--[endif]-->
여성은 부드러움의 상징이다.
모든 굳세고 용맹한 것들을 부드러움과 자애로 무장해제 시키고,
안식의 숨을 내쉬며 모든 것을 잊고 편안히 쉬게 만드는 것,
그래서 누구나 가장 그리워하는 것이 어머니의 품이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그 어떤 경탄도 무색한 어머니의 품 같은
아늑하고 편안한 따사로움이 사무치게 그리운 계절,
11월, 초나흘 떠나는 길에서 나는
어떤 아름다움에 취하고, 그리고 순간을, 아니 나를 잊어버릴 만큼
경탄할 수 있는 ‘自然’을 만날 수 있을 것인가?
<!--[if !supportEmptyParas]--> <!--[endif]-->
2017년 11월 4일 토요일
'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4'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연스럽게 사는 것이 가장 잘 사는 삶이다. (0) | 2017.11.22 |
---|---|
인간에게는 오직 단 한 번의 삶이 있을 뿐, (0) | 2017.11.22 |
당신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0) | 2017.11.22 |
욕심과 집착을 떠날 때 지혜가 생기는 것, (0) | 2017.11.22 |
마음대로 되지 않는 세상사, (0) | 2017.1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