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4

가을 길을 가는 나그네.

산중산담 2017. 11. 22. 14:28

 

가을 길을 가는 나그네.

나뭇잎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나는 그 길을 가는 나그네,

머리 위에도 잎이 지고, 발걸음 옮기는 그 사이에도 잎이 지고,

그래, 가을이 곧 가고 겨울이 오겠지,

겨울은 침묵의 계절, 그 계절에도

내가 꿈꾸는 그 쓸쓸한 아름다움이 도처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내가 찰나에 경탄하고. 눈이 멀어버리고 마음이 녹아내릴 듯한

그런 풍경을 겨울에도 볼 수 있을까?

그리하여 내가 나를 벗어나 새로운 나로 거듭날 수 있을까?

독일의 문호 괴테의 <파우스트>에는 경탄에 대한 구절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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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는 사람을 구제하려는 신에 대해서

부정적인 악마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를 유혹할 수 있다고 내기를 한다.

온갖 지식에 절망하고 있던 파우스트가 자살하기 직전

악마가 나타나 유혹을 한다.

두 사람은 그곳에서 내기를 한다.

이 세상의 모든 쾌락을 체험하게 해주는 대신

파우스트가 어느 한 순간에 대해서

멈추어라 순간이여,‘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

라고 경탄한다면 악마에게 영원히 영혼을 내어 주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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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년으로 젊어진 파우스트는 아름다운 소녀와 사랑도 나누고

전설 속의 미녀와 만나서 결혼도 했다.

파우스트는 이 땅을 개발하여 낙원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다가 그의 나이

100살이 되어 마침내 맹인이 되었다.

그때 문득 마음의 눈이 더욱 밝아지면서

멈추어라,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라고 경탄하게 된다.

그 말을 들은 메피스토펠레스가 자신이 승리했다고 착각한다.

그 순간 천사들이 나타나 파우스트를 천상으로 데려가며

다음과 같이 합창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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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회개하는 연약한 자들아.

구원의 눈초리를 우러러보라.

감사하며 스스로를 변모시키기, 위해

마음씨 착한 사람들이

누구나 받들어 모시는 동정녀요. 어머니요.

여왕이시여, 길이길이 베푸소서.

일체의 무상한 것은 한낱 비유일 뿐

미칠 수 없는 것은 여기서 실현되고,

말할 수 없는 것은 여기서 이룩되었네.

영원한 여성이 우리를 이끌어 올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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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부드러움의 상징이다.

모든 굳세고 용맹한 것들을 부드러움과 자애로 무장해제 시키고,

안식의 숨을 내쉬며 모든 것을 잊고 편안히 쉬게 만드는 것,

그래서 누구나 가장 그리워하는 것이 어머니의 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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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경탄도 무색한 어머니의 품 같은

아늑하고 편안한 따사로움이 사무치게 그리운 계절,

11, 초나흘 떠나는 길에서 나는

어떤 아름다움에 취하고, 그리고 순간을, 아니 나를 잊어버릴 만큼

경탄할 수 있는 自然을 만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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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4일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