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4

동강으로 가는 날 새벽에

산중산담 2017. 11. 22. 17:06

 

동강으로 가는 날 새벽에

 

누군가는 말했다.

자연은 솜씨 좋은 예술가라고

그렇다.

자연은 그 어떤 예술가도, 만들어 낼 수 없는

흉내 낼 수 없는 예술을

이 세상 도처에 만들어 놓고, 관객들이 오기를

무심히 기다리고 있다.

자연은 오라고 부르지도 손짓하지도 않는다.

다만 기다릴 뿐이다.

아니 기다리지도 않고, 그저 그 자리에 서 있을 뿐이다.

그 아름답고 고결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파악하고, 경탄 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 사람들 중에 그리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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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소리를 내는 곳,

그것도 음악처럼 아름다운 천상의 소리를 내는 곳,

그곳이 바로 강이다.

강이 흐르면서 내는 소리, 그것은 천상의 음악이다.

니체는 음악을 진실의 말; 이라고 했고,

마르크스는 ;’현실의 거울이라고 말했는데,

그 음악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강이고, 그 강들 중에서도

아름다운 강이 동강이다.

그 동강에서 나는 음악소리를 들으며

어떤 슬픔에 잠길지,

어쩌면 서럽고도 애잔한 슬픔,

내가 두고 떠나온 그 슬픔이 나를 휘감지 않을까?

인간이 아름다운 모습을 보거나 즐거운 음악을 들으면서

슬픔에 잠기는 것은 지나간 기쁨에 대한 어떤 희미한 기억이거나,

아니면 전생에서 이생까지 이어진 어떤 지울 수 없는

상처에서 연유하는 것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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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처와 추억을 회상하기 위해 떠나는 동강,

천천히 걸으면서 나는

먼 기억처럼 아슴푸레한 를 만나서 물어봐야겠다.

는 누구냐?‘

어디로 가고 있느냐?“

값싼 행복과 고결한 고민 중에 과연 어느 쪽이 좋을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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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1일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