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 대표님 글 모음14

우리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

산중산담 2017. 11. 22. 17:16

 

우리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

세상이 사악해졌는가? 아니면 시절 탓인가?

사람들의 말이 극과 극을 오가고 있다.

과연 세상이 어디로 갈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고,

분별조차 불가능한 시대를 살아가면서

어디에 마음을 두어야 할지 그것조차 알 수가 없는데,

문득 내 가슴을 열고 오는 소리, 동학東學의 열세자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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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천주조화정영세불망만사지侍天主造化定永世不忘萬事知이다.

시천주라는 것은 내 안에 한울님을 모셨다는 것이고.

조화정造化定에서 조화란

우주를 창조하고 변화시키는 기운 또는 활동을 뜻한다.’이며,

이라 함은 그 활동의 덕에 합하여 마음을 정하는 것이다.

만사지萬事知의 만사는, 일체를 안다는 뜻이다

.영세는 사람의 평생이고, 불망은 언제나 생각을 두어 잊지 않는다는 말이다.

풀어서 말한다면 하느님을 모시면 조화가 체득되고,

하느님을 길이 잊지 않으면 만사가 깨달아진다.” 는 말이다.

그렇다면 동학농민혁명당시 동학의 엘세 자 주문을 외우고

가슴에다 궁궁을을弓弓乙乙이라고 쓴 부적만 밭이면

총알도 피해간다고 믿고서 주문으로 외웠던 궁궁을을이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궁을부弓乙符>에 궁궁을을이란 가슴 속에 품은 죽지 않는 약,

그 모습이 궁을이다.” 라는 말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그 삶의 도중에 그런 약을 맛볼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그런 약은 없지만 마음속에 그런 약이 이 세상에 존재하여

모든 약한 자들과 억눌린 사람들이 천상의 기쁨을 맛보고자 하는 마음이

그런 약의 존재를 노래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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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의 인내천 사상의 심오한 뜻은 맨 처음 주문에 나오는

모실 한 자 속에 전부 포함되어 있다.

수운 최제우 선생은 사람이 안다는 것을

천도의 천덕을 알아 그 앎을 받는다.(知者 知其 道而受其知)“

라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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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뿐이 천주를 모셨으니, 천지만물이 시천주侍天主 아님이 없나니,

그러므로 사람이 다른 물건을 먹음은 곧 이천식천以天食天이니라.

제군은 한 생물이라도 무고히 해하지 말라.

이는 천주를 상함이니, 대자 대비하여 조화의 길에 순응하라.”

<천도교 창건사> 2편에 실린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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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천주라는 말은 말 그대로 풀이하면 하느님을 모신다.’는 뜻이고

모두가 다 하느님이고, ‘부처이기 때문에 모셔야 한다는 말이다.

사람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만물 모든 것이 다 하느님이라는 말뜻에 숨은

깊은 의미를 깨달았기 때문에 조선 후기에 김구선생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동학으로 입교했을 것이다.

금구선생이 동학에 입도하게 된 동기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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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공손히 절을 한즉, 그도 공손히 맞절을 하기로

나는 황공하여 내 성명과 문벌을 말하고

내가 비록 성관成冠을 하였더라도 양반 댁 서방님인 주인의 맞절을

받을 수 없거늘, 하물며 편발 아이에게 이런 대우가 과도한 것을 말하였다.

그랬더니 선비는 감동한 빛을 보이면서,

그는 동학도인이라 선생의 훈계를 지켜 빈부귀천에 차별이 없고,

누구나 평등으로 대접하는 것이니 미안해 할 것 없다고 말하고,

내가 찾아온 뜻을 물었다.....

하느님을 모시고 하늘의 도를 행하는 것이 가장 요긴한 일일뿐더러

상놈 된 한이 골수에 사무친 나로서는

동학의 평등주의가 더할 수 없이 고마웠고,....“

백범 김구선생의 <백범일지>에 실린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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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의 시대도 이러했거늘,

날이 갈수록 금수저네, 흙 수저네, 이런저런 말들이 많고,

개천에선 절대 용이 못나오고, 송사리도 나올 수 없다는 이 세상에

그래도 나는 희망을 건다.

어둠이 짙으면 새벽이 온다고,

세상은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되리라고,

모두가 평등한 미륵의 세상이 오긴 올 거라고,

우리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서학西學(기독교)

정신과 동학의 정신이 어우러져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곧 이어 온 세상을 비추게 될 보름달처럼 환한 미소 머금고

이 세상의 길을 걸어갈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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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929 금요일